‘11년차 전북 맨’ 최철순, “목표? 당연히 전 관왕이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2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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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철순.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최철순. 사진제공|전북현대
오른쪽 풀백, 왼쪽 풀백, 수비형 MF까지…팀 살림꾼
완벽했던 2011시즌처럼 올해도 압도적인 팀원이 될 터!

최철순(29)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가 믿고 쓰는 카드다. 어느 위치를 맡겨도 부담이 적다. 충분히 제 몫 이상의 역할을 하며 전북이 지난해 정규리그를 평정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전북 최강희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복귀와 K리그 3연패를 향해 전북은 올 겨울 선수이적시장을 통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임했다. 최철순이 자리매김한 오른쪽 풀백에도 거대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수비수 김창수(31)다. 당연히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100% 역할도 부족해, 120%를 해내야 한다.

23일 안방에서 열린 FC도쿄(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E조) 1차전. 2-1로 승리한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전북의 공식 첫 걸음, 적극적인 영입전의 결실이 처음 세상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이 자리에 최철순은 없었다. 대기명단(7일)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기회는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여기에 FA컵까지 더해지는 살인 스케줄에서 최철순은 언제든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왼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3가지 이상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최철순을 향한 최 감독의 신뢰는 굳건하다.

-새 시즌이 시작됐다.

“매 시즌 동계훈련을 하면서 반복해 느끼지만 항상 뭔가 빠진 듯 부족함이 있다. 좋은 동료들과 경쟁하면서 내 장단점을 살펴왔다. 올해가 다시 시작됐는데, 전주성이 녹색물결로 가득찬 가운데 항상 들썩였으면 한다.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FA컵까지 3관왕이 목표다. 충분히 가능하다.”

-살림꾼 역할을 해왔다.

“2006년 전북에 와서 프로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내 포지션은 윙 포워드였다. 그런데 수비적인 부분은 항상 자신이 있었다. 지금도 수비쪽의 어떤 임무가 맡겨줘도 크게 혼란스러워 하지 않는다. 다만 세밀함은 좀 부족하다. 이를테면 크로스의 정확성과 같은….”

-전북은 어떤 의미일까.

“그냥 아주 평범하고, 심지어 신체조건도 딱히 두드러지지 않았던 날 지금 이 자리로 끌어올려준 팀이다. 행복한 시간, 흐뭇한 추억들이 숱하게 많았다. 나와 팀이 거의 동시에 성장한다는 걸 계속 느낀다. 특히 클럽하우스가 생겨서 마음 편히 운동에 전념할 수 있고, 이에 맞는 성적까지 꾸준히 내고 있으니 말이다.”

-전북이 특별한 이유는 뭘까.

“선수들의 투쟁력, 경쟁심을 꼽고 싶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다.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들의 대화 주제가 거의 축구로 통일된다. 예전에는 몇몇 고참들이 대화를 주도했다면 지금은 팀 전체 선후배가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이야기하고, 서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할까. 선수단 나름의 문화도 정착됐다.”

-지금까진 ‘원 클럽 맨’인데. 프로에서 흔치 않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전북이 있어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그런데 꼭 한 가지 소원은 있다. 은퇴하기 전에 (최강희) 감독님으로부터 제대로 칭찬을 받는 거다. 인정 좀 받아야겠다. 우리 감독님은 만족할 줄 모른다. 어렵게, 아주 어렵게 한 시즌을 마치고 한숨 좀 돌려보려면 내 포지션에 새로운 동료가 추가된다. 하긴, 그래서 더 실력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오기라고 할까? 뭐, 그런 것도 생기고.”

-꽤 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는데.


“전북 역사에 2011년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감독님의 잔소리도 아주 많았던 시간인데도 형들이 후배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으면서 아주 행복하게 보냈다. 감독님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하시는데, 왜 감독님의 (2대8 가르마) 헤어스타일은 11년째 변하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

-올해는 최철순에게 어떤 기억이 될까.

“일단 당대 최고의 수비수 (김)창수 형이 이곳에 왔다. 목표는 크게 잡겠다. 우리 창수 형에 비해 1분, 1초라도 더 뛰고 싶다. 그리고 올해는 아주 오랜 만에 득점포도 가동해야겠다. 2011년 2골이 전부인데, 득점한 뒤 와이프를 위한 세리머니도 펼치고 싶다. 항상 감독님께 지적받는 크로스도 내 바람을 이야기하겠다. 기가 막힌 타이밍과 궤적의 볼을 올려서 어시스트하고 나면 벤치 앞에서 소리치고 시위하겠다. ‘사이드 보강 좀 그만하시라고!’ 그리고 훈련강도 좀 낮춰달라고. 정말 한 시간 정도 팀 훈련을 하면 마치 정규리그 한 경기를 뛴 것처럼 몸이 천근만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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