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모스크바 그랑프리 銀…리우올림픽 기대감 더 높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22일 05시 45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사진제공|손연재 인스타그램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사진제공|손연재 인스타그램
‘마지막 모스크바 그랑프리. 감사합니다. 이제 시작이니까 끝까지 파이팅!’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사진)가 2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6 모스크바 그랑프리 개인종합 은메달을 차지한 뒤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남긴 짧은 소감이다. 손연재는 곤봉과 리본 종목에서 각각 18.366점과 18.166점을 획득하며 전날(20일) 펼쳐진 후프(18.066점), 볼(18.366점) 종목 합산 72.964점으로 2위에 올랐다. 1위는 알렉산드라 솔다토바(러시아·72.964점)에게 내줬지만, 개인 최고점을 얻으면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역대 손연재의 개인 최고점은 지난해 8월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서 얻은 72.800점이다.

비록 최대 적수인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가 출전하지 않았으나 올림픽 시즌의 첫 실전 무대에서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려 의미는 더 컸다. 마문은 4위(72.432점), 스타니우타는 5위(72.249점)에 그쳤다.

2011년부터 러시아에서 강화훈련을 해온 손연재에게 올해 모스크바 그랑프리는 마지막 출전이다. 리우에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친 뒤 당당히 현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손연재로선 ‘유종의 미’를 향한 첫 걸음이라 남다른 감정일 수밖에 없었다.

그간 손연재는 알찬 ‘리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잦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손연재는 휴식기를 이용해 웨이트 트레이닝과 밸런스 훈련에 집중하며 몸을 만들었고, 체력을 끌어 올렸다. 지난해 말부터 고난도 동작이 많이 가미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받아 연기력과 표현력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한쪽 다리를 들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동작이자 자신의 장기인 ‘포에테 피봇(Fouette povot)’을 할 때도 예전처럼 다리를 접는 대신, 다리를 쭉 펴는 고난이 기술을 선보여 가산점을 얻었다. 리듬체조는 0.1점차로 순위가 가려질 수 있어 최대한 난도 높은 동작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여기에 다채로운 표현을 더했다. 리본 종목의 배경인 탱고 음악에 익숙해지기 위해 전문 강사를 초빙할 정도로 혼신을 쏟았다. 기존의 깜찍한 연기 대신 도발적인 표현으로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1월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뒤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 완성도를 높이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템포가 꽉 찬 작품 구성과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의 난도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던 손연재는 모스크바 그랑프리 직후 “시즌 첫 대회를 좋게 마무리했다. 리우까지 차근차근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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