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ML 도전, 원정도박이 발목잡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8일 05시 45분


한신 오승환. 스포츠동아DB
한신 오승환. 스포츠동아DB
■ 이번주 검찰 소환 조사

검찰 “임창용, 오승환 혐의와 맞물려”
오승환 “한점 의혹없이 조사에 협조”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오승환(33·사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불법 해외원정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가 임창용(39)에 이어 오승환도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이번 주내로 오승환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인데, 현재로선 11일쯤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일본에 머물고 있던 오승환은 당초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맞춰 6일 일본에서 미국으로 직접 넘어가는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검찰의 소환 소식을 전해 듣고는 계획을 수정해 귀국한 뒤 현재 서울 본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승환의 법률 대리인도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및 일본 구단과 계약을 앞둔 민감한 상황에서 빨리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며 “검찰에 출석하면 한 점 의혹 없이 사실대로 진술하고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오승환이 불법 해외원정도박 혐의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확산된 데다, 최근 일본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오승환 측은 빨리 검찰 소환에 응해 의혹을 풀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만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로 6일 날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표는 일단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오승환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과 협상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달 24일 삼성 소속이던 임창용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 동안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도박알선 운영업자로부터 임창용과 오승환이 마카오에서 수억원대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창용은 당시 검찰 조사에서 수천만원대 도박에 대해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수억원대의 도박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자 삼성은 임창용에 대한 법적 처벌 여부와는 별도로 지난달 30일 보류선수명단에서 임창용을 제외하면서 방출 조치를 취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임씨와 오씨의 혐의가 전체적으로 맞물려 있다”며 “임씨의 사법처리는 오씨 조사 이후 같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오승환을 조사한 뒤 임창용과 함께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도박 액수가 구속영장 청구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마카오 등지의 정킷방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 중견 기업인 12명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소방수로 활약한 오승환은 지난 2년간 소속돼 있던 한신의 파격적 제안을 뒤로 하고 우선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과연 이번 검찰 소환조사의 불길이 오승환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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