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오타니? 빠른 공을 노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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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8일 프리미어12 개막전 격돌
日 선발 내정된 프로 3년차 에이스… 160km속구 슬라이더 포크볼 자유자재
퍼시픽리그 다승-평균자책점 1위… 경기 열리는 삿포로돔서 특히 강해

기록만 보면 완전히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사진)를 위한 무대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공식 개막전이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다. 대회 최고 흥행 카드라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이다.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오타니를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타자와 투수를 겸하는 ‘이도류(二刀流·쌍검술)’로 주목받았던 오타니는 프로 3년 차인 올해 퍼시픽리그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2.24) 1위를 차지했다. 올해 퍼시픽리그가 경기당 한 팀 평균득점이 3.98점밖에 안 되는 ‘투고타저’였다고 해도 무시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한 팀의 경기당 평균득점이 5.46점이었다.

소속팀 니혼햄이 삿포로돔을 안방구장으로 쓴다는 것도 오타니에게는 유리한 요소다. 오타니는 올해 삿포로돔에서 9승 2패로 방문경기(6승 3패)에서보다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개막전처럼 올해 일요일에 등판한 5경기에서는 5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0.25로 ‘언히터블’ 수준이었다.

오타니는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걸로 유명하지만 완급 조절에도 능하다. 올 시즌 가장 빠른 공은 161km, 가장 느린 공은 105km로 56km의 차이가 났다. 김시진 한국 대표팀 전력분석팀장은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면서 140km대 슬라이더, 130km대 포크볼, 120km대 반(半)포크볼을 섞어 던진다. 똑같은 구종도 속도를 달리해 타이밍을 빼앗을 줄 안다”고 평가했다.

결국 한국 타자들이 오타니를 무너뜨리려면 구종 하나에 집중하는 노림수가 필요하다. 기록으로 보면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는 편이 낫다. 구사 비율(56.6%)이 가장 높은 데다 피안타율(0.206)도 그나마 높은 공이 속구이기 때문이다.

꼭 오타니가 아니더라도 일본 대표팀에서 시속 150km 속구를 못 던지는 투수는 사실상 언더핸드로 던지는 마키타 가즈히사(31·세이부) 뿐이다. 따라서 한국이 개막전뿐 아니라 토너먼트에 가서도 일본을 꺾으려면 빠른 공을 이겨내야 한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이 마지막 스파링 무대였던 2015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쿠바 투수들이 빠른 공을 던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오타니는 대회를 닷새 앞둔 3일에도 “한국 타자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밖에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오타니는 평상심을 강조하며 한 발언이지만 한국 타자들이 오타니에게 자기 이름을 알릴 의무가 생겼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오타니 쇼헤이#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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