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KBO리그가 2연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3연전에 익숙한 선수단에게는 새로운 환경이다. 9월 13일까지 이어지는 2연전 시스템으로 이동횟수와 이동거리 부담이 늘었다. 선수들은 달라진 환경에 더 빨리, 그리고 자주 적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변화를 가장 실감하는 사람들은 감독들이다. 2연전이 3연전보다 훨씬 부담스럽다. 이번 시리즈에서 최소 1승을 기대하는 마음가짐과 두 판 가운데 하나를 꼭 이겨야 하는 마음가짐은 천양지차다. SK 김용희 감독은 “첫 판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2연전 첫 판 선취점에 많은 의미를 둔다. 첫 경기에서 패하면 3연전 때보다 다음 경기의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KIA 김기태 감독은 “선발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첫 경기에서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을 때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발이 흔들릴 경우 등장하는 롱맨의 역할이 3연전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3연전이나 2연전이나 경기의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 감독도 있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연전이나 3연전이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선발이 약한 넥센으로선 필승조가 언제 투입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염 감독은 주중 6경기 가운데 1∼2선발이 나오는 경기는 반드시 이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나머지 한 두 경기는 타격 또는 불펜의 힘으로 이겨서 5할 승률을 넘긴다는 전략으로 시즌을 버텨왔다.
가장 여유 있는 팀은 삼성이다.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모든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 우리 선발이 누구든지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한다. 롱맨 김건한, 백정현이 요즘 오래 버텨주지 못한다. 안지만이 평소보다 빨리 나오느냐, 늦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내일을 기대하고 오늘 승부처에서 물러서는 감독은 없다. 2년 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그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