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 KLPGA투어에선 ‘드라이버도 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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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골프에서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드라이버도 돈’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장타자들이 우승을 휩쓸며 상금 랭킹 선두에 대거 포진해 있어서다.

올 들어 지난주까지 열린 11개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버 거리 순위 7위 이내의 선수들은 8승을 합작했다. 장타 1위(252.53야드) 김민선(CJ오쇼핑)은 1승에 상금 랭킹 6위다. 장타 2위 이정민(비씨카드)과 4위 전인지(하이트진로)는 3차례씩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근 끝난 한국여자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박성현(넵스)도 대표적인 장타자다.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장은 전장이 6635야드에 이를 정도로 길고 맞바람이 부는 홀까지 많아 거리 부담이 심했다. 하지만 박성현은 270~280야드에 이르는 티샷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공통적으로 신장 170cm가 넘는 장타 걸들의 전성시대는 대회 마다 코스 전장이 6700야드 내외까지 길어진데다 그린도 까다로워진 결과로 분석된다. 한연희 전 골프대표팀 감독은 “두 번째 샷에서 어떤 클럽을 잡느냐가 스코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피칭웨지 같은 짧은 채로 그린을 공략하면 버디 기회가 훨씬 늘어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박성현과 전인지의 클럽 계약사인 핑골프의 스윙 분석에 따르면 두 선수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는 100마일에 육박한다. 핑골프 강상범 마케팅팀장은 “100마일 이면 남자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빠른 편이다. 여자 프로골퍼들의 평균 헤드스피드는 90마일 정도”라고 밝혔다.

부러움의 대상인 장타의 비결은 뭘까. 전인지는 “백스윙에서 다운스윙까지 리듬을 잘 유지하면서 임팩트 구간에 힘을 실어 주면 평소보다 10~20m 더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선 역시 “세게 빨리 치는 것보다 정확하게 맞춘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그래야 공이 더 멀리가고 방향성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거리가 많이 나가는 건 축복이다. 내 장타는 골반에서 나온다. 다운스윙 때 골반 턴이 다른 선수보다 충분히 더 많이 돼 폭발적인 힘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필드를 호령하고 있는 장타자들은 25일 안산 아일랜드CC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비씨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을 다툰다. 이정민, 전인지, 박성현은 1라운드에 같은 조로 묶였다. 지난해 국내 투어 장타 3위(262야드)였던 장하나도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뛰다 모처럼 귀국해 출전한다. 이래저래 장타 대결이 더욱 볼만하게 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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