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지금처럼” vs 레오 “2014년처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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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전 첫 판 명암 갈린 두 거포
OK저축, 송희채등 국내파 활약… 창단 첫 진출 이어 우승 유리한 고지
삼성화재, 용병 의존 약점 있지만… 2014 시즌도 1차전 패배 뒤 3연승
30일 승부 분수령 2차전 대충돌

OK저축은행은 28일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8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화재를 3-0(25-18, 26-24, 28-26)으로 꺾었다. 지난해까지 10차례 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8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OK저축은행은 리그 참여 3시즌 만에 우승을 향한 8분 능선을 넘은 셈이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후 “삼성화재가 오히려 많이 긴장한 것 같았다. 우리도 긴장했지만 선수들에게 ‘차분히 하던 대로 하자’고 얘기했고, 결국 기본기 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레오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범실을 많이 해 전체적인 리듬을 잃었다. 레오의 공격이 안 되니까 세터 유광우도 당황해서 전반적인 리듬이 안 좋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레오는 양 팀 최다인 34점을 올렸지만 15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경기 내용도 OK저축은행의 완승이었다. 삼성화재가 외국인 선수 레오를 중심으로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한 반면 OK저축은행은 ‘특급 용병’ 시몬(25점)에 송명근(15점), 송희채(7점), 김규민(6점) 등이 고루 활약했다. 리시브와 블로킹 등에서도 모두 우위였다.

OK저축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분명하다. 외국인 선수 시몬을 중심으로 팀이 똘똘 뭉쳐 있는 것도 강점이다. 세터 이민규는 “시몬이 잘 이끌어 주고, 저희는 묵묵히 따라가면서 선수들끼리 믿고 경기에 임하는 게 경기를 잘 풀어 나간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괜히 ‘거함’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삼성화재는 불과 1년 전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삼성화재는 0-3으로 완패했다. 2차전 1세트에서도 19-25로 졌다. 하지만 듀스에 듀스를 거듭한 2세트를 35-33으로 따낸 뒤 여세를 몰아 내리 세 경기를 이겼다.

30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지금 이대로’를, 신 감독은 ‘장기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유리한 쪽은 삼성화재다. OK저축은행의 핵심인 시몬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라이트 대신 체력 부담이 덜한 센터로 뛰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당시 현대캐피탈 주포였던 아가메즈가 1차전 때 당한 발목 부상이었다.

신 감독은 “전반적인 흐름이 OK저축은행 쪽으로 가고 있다. 우리 분위기로 끌고 오려면 장기전으로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차전은 꼭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이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배구#시몬#레오#OK저축#삼성화재#챔피언 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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