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용병들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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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마르테(오른쪽). 스포츠동아DB
시스코-마르테(오른쪽). 스포츠동아DB
감기·부상에도 원정경기 참가 투지 활활
시스코·마르테 성실한 훈련태도에 흐믓

15일 수원 kt위즈파크.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앞둔 kt 조범현 감독에게 정명원 투수코치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말했다. 그 뒤에는 외국인투수 앤디 시스코가 진지한 표정으로 통역과 함께 서있었다. 이에 앞서 조 감독은 취재진에게 “오늘 선발투수가 시스코로 예정됐지만 양해를 구하고 바꾸기로 했다. 시스코가 몸이 좋지 않아 심재민으로 바꿨다”며 “시스코는 평소 자기관리가 굉장히 철저한 선수며 개인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감기몸살이 걸렸다고 한다. 날씨 조금 풀리자 민소매 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다 감기에 걸렸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시스코는 휴식보다 투지를 택했다. 훈련이 끝날 무렵부터 정 코치에게 마운드에 올려달라고 사정했다. 무리할 필요가 없는 시범경기지만 선수 스스로 강한 의욕을 보이자, 조 감독은 다시 선발투수를 심재민에서 시스코로 변경하며 곧장 두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지난해 kt에 입단해 1군 데뷔시즌인 올해까지 살아남은 시스코는 성실한 훈련태도로 큰 신임을 받아왔다. 조 감독은 “시스코도 그렇고, (앤디) 마르테도 참 성실하다. 부상위험이 있어 원정경기에 데리고 가지 않으려 했더니 함께 가겠다고 하고, 날씨가 추워서 뺐더니 제발 내보내달라고 부탁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8일 넥센전에서 수비 도중 불규칙 바운드된 공에 머리를 맞은 마르테는 마산과 사직으로 이어지는 원정에 제외됐지만 스스로 간청해 합류했다.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는 책임감을 보였다.

조 감독에게 ‘외국인선수들의 리더가 돼 달라’는 특명을 받은 크리스 옥스프링은 함께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선수 4명을 모아 회식을 열기도 했다. 조 감독은 “다들 참 성실하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며 흐뭇해했다.

수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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