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림이들 총출동…‘같이 가자’ 한 마디에 함께 달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16일 06시 40분


동아마라톤 ‘뜨거운 열기’ 15일 서울 시내 일원에서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는 세계적 건각들과 함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달리기의 즐거움에 빠진 ‘축제의 장’이었다. 아이와 함께 한 아빠의 모습도 보였고, 빌딩숲 사이로 광화문 대로를 누비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다. 마라톤 사랑에는 양팔이 없는 장애도 벽이 되지 못했다. 걸그룹 EXID는 흥겨운 공연으로 동아마라톤을 빛내기도 했다.(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일보DB
동아마라톤 ‘뜨거운 열기’ 15일 서울 시내 일원에서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는 세계적 건각들과 함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달리기의 즐거움에 빠진 ‘축제의 장’이었다. 아이와 함께 한 아빠의 모습도 보였고, 빌딩숲 사이로 광화문 대로를 누비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다. 마라톤 사랑에는 양팔이 없는 장애도 벽이 되지 못했다. 걸그룹 EXID는 흥겨운 공연으로 동아마라톤을 빛내기도 했다.(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일보DB
■ 치열하고 훈훈했던 마스터스 레이스

‘얼짱 마라토너’ 정순연 씨 올 시즌 첫 대회
2시간43분13초로 여자부 최고 기록 경신

남자부 김창원·장성연 씨 나란히 1위 통과
“35km 지점서 포기 위기…동생 격려 큰 힘”

마라톤을 취미로 삼는 ‘달림이’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마라톤이란 30km를 멍하니 뛰어간 다음, 나머지 12.195km를 제대로 뛰는 운동이다.” 마라톤이 취미 그 이상이 된 이들은 제대로 뛰는 거리를 점점 늘리면서 기록을 줄여 나간다.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일반인) 참가자 중 ‘서브 3(Sub-3·3시간 이하로 풀코스 완주)’를 기록한 건 449명(남자 441명, 여자 8명)명이나 된다.

동아마라톤은 해마다 마라톤 시즌을 알리는 첫 대회로 열린다. 게다가 코스가 기록을 내기 유리하기 때문에 많은 달림이가 겨울 훈련 성과를 측정하는 시험 무대로 삼고는 한다. 자연히 이 코스에서 자기 개인 최고 기록을 얻어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해 대회에서는 달림이들 사이에서 ‘얼짱 마라토너’로 유명한 정순연(41) 씨가 국내 여자부 마스터스 최고 기록(2시간43분13초)을 세웠다. 그 전에는 2012년 역시 정 씨가 세운 2시간46분44초가 최고 기록이었다. 정 씨는 “날씨가 도와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2시간 41분대 기록을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일곱 번 우승했던 ‘서울의 여인’ 이정숙(50) 씨도 2시간47분46초로 자기 최고 기록(2시간47분54초)보다 8초 빨리 들어왔지만 정 씨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다고 기록 경쟁이 전부는 아니다. 남자부 마스터스에서는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 김창원(37) 씨와 장성연(39·울진군청) 씨가 2시간26분59초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5m 정도 앞서 들어온 김 씨가 1위, 장 씨가 2위였다. 장 씨는 “35km 지점을 넘어서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동생(김 씨)이 옆에서 물을 건네주며 ‘같이 가자’고 힘을 북돋아줘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먼저 들어온 김 씨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씨는 “아내 뱃속에 있는 아이(태명 축복이)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