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 벗어나면 벌칙, 팬들은 “글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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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시간촉진 룰 동아닷컴 투표… “야구 근간 훼손” 반대 의견 61%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시범경기. 3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화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무심결에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 처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스피드 업’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주말 열린 10경기에서 스피드 업 규정으로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일곱 번이나 나왔다. 그중 세 번은 2스트라이크 이후로 타자는 삼진 처리됐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당 소요 시간은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팬이 스피드 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삼진이 나와도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9일 동아닷컴 ‘핫 이슈-당신의 의견은’ 코너를 통해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0일까지 진행된 투표 결과 ‘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1%(367명)로 ‘스트라이크를 줘야 한다’는 의견(39%·235명)보다 많았다. 반대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야구의 근간을 훼손하는 조치다.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9회 2사 만루에서 어이없게 타석을 벗어나 아웃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정말 ‘멘붕(멘털 붕괴)’이 올 것 같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찬성표를 던진 사람이 40%에 육박한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팬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야구 경기에 실망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찬성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경기가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집중이 잘 돼 좋았다”고 밝혔다.

KBO는 일단 시범경기 동안은 엄격히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시행 세칙을 보완해 정규 시즌 때는 야구의 재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기 진행 속도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피드 업#여론조사#동아닷컴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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