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보스턴 ‘꼴찌 → 우승 → 꼴찌’ 올해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4일 06시 40분


■ 지난해 꼴찌에서 올해 우승신화 넘보는 세 팀

산도발·라미레스 등 보강…지구우승 유력
시카고, 매든 감독 ‘염소의 저주’ 깰지 주목
텍사스, 필더와 추신수 부활이 반등 열쇠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LA 다저스(4만6695명),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4만3711명), 뉴욕 양키스(4만2520명),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만1588명) 등은 홈경기에서 평균 4만명 이상의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양키스를 제외한 나머지 3팀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강호들이었다.

반면 추신수가 속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67승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승률 최하위의 수모를 당하고도 홈경기 평균관중 3만3564명을 기록해 전체 9위에 랭크 됐다.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져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접었지만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발길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꼴찌로 추락하고도 바로 다음해 디비전(지구) 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 정상까지 오르는 사례가 잦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1991년은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해로 남아 있다. 전해 디비전 최하위에 머물렀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미네소타 트윈스가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1992년부터 2006년까지 4차례 기적의 드라마가 연출됐다. 2007년 이후는 한술 더 떠 무려 5차례나 꼴찌가 일등이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특히 스토브리그에서 야심 차게 전력 보강을 마친 팀들이 속출했기 때문에 2015년에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보스턴 레드삭스

가장 최근 꼴찌에서 우승팀으로 탈바꿈한 경험을 지녔다. 2012년 69승93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97승을 올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공동 1위에 올랐다.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2패로 제압하고 팀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레드삭스는 우승팀에서 디비전 최하위 팀으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71승에 그쳐 선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5게임차나 났다.

그런데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레드삭스는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FA(자유계약선수)로 파블로 산도발과 핸리 라미레스를 치열한 경쟁 끝에 잡아 핵 타선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스틴 페드로이아, 데이비드 오티스, 라미레스, 산도발, 마이크 나폴리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영입을 확신했던 좌완투수 존 레스터를 시카고 컵스에 빼앗겼지만 릭 포셀로, 웨이드 마일리, 저스틴 마스터슨 등 준척급을 보강해 아쉬움을 달랬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의 평가다.

● 시카고 컵스

1908년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시카고 컵스가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지난 시즌 73승밖에 올리지 못해 또 다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에 머물렀지만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췄다.

메이저리그에서 탁월한 지략가로 명성이 자자한 조 매든 감독을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존 레스터를 끌어들여 에이스의 임무를 부여했다. 포수 미겔 몬테로와 외야수 덱스터 파울러의 영입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올스타에 3차례나 선정된 스탈린 카스트로와 32개의 홈런을 친 앤서니 리조를 중심으로 호르헤 솔레르, 하비에르 바에스, 크리스 브라이언트 등 유망주들이 성장세를 보인다면 얼마든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다른 디비전보다 월등히 많다. 2년 연속 디비전 타이틀을 차지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비롯해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지난 시즌 초반 선두를 달렸던 밀워키 브루어스 등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쳐야 한다. 유망주를 발굴하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매든 감독이 탬파베이 시절처럼 매직을 발휘한다면 ‘염소의 저주’를 깨는 기적의 드라마가 얼마든지 연출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컵스가 지역 라이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함께 전력 보강을 가장 알차게 한 팀으로 평가하고 있다.

● 텍사스 레인저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팀이다. 우승 후보로 평가된 것과는 달리 추신수, 프린스 필더, 다르빗슈 유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리그 최하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162경기를 치르는 동안 메이저리그 최다인 64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달갑지 않은 기록도 수립했다.

스토브리그에서 레인저스는 요바니 가야르도와 로스 디트윌러를 영입해 선발진을 알차게 보강했다. 무릎 부상으로 9월에 들어 6경기에 출전한 좌완투수 데릭 홀랜드가 2승무패(방어율 1.46)로 선전한 점이 위안거리다. 다르빗슈와 홀랜드가 원투펀치를 이룬다면 경쟁력이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타선에서는 필더와 추신수의 부활이 필요하다. 지난해 목 부상을 입은 필더는 42경기 출전에 그쳤다. 추신수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123경기에 출전했지만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과 경쟁력 있는 페넌트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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