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마당 찾아온 루게릭병 박승일

주애진기자 입력 2015-01-12 03:00수정 2015-07-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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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매일 프로농구 시청
시구 ‘샤이니’ 민호 추천하기도
이동식 간이침대에 누워 인공호흡기를 단 모습이었다. 2014∼2015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1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 그가 나타나자 모비스 양동근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SK 김선형은 허리를 굽히며 깍듯이 인사했다. 2002년부터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전 프로농구 모비스 코치 박승일 씨(44)였다.

“반가워요.” 오랜만에 선후배들을 만난 기쁨을 박 씨는 이렇게 전했다. 글자판을 눈짓으로 가리키는 방법으로 표현한 소감이다. 박 씨가 글자판에서 가리키는 글자를 여자친구 김중현 씨(41)가 보고 종이에 옮겨 적었다. 지난해 올스타전 이후 1년 만에 농구장을 다시 찾은 박 씨는 “나도 코트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승일 씨가 경기 일정표까지 챙겨 가며 매일 프로농구 경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올스타전 시구자로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민호를 한국농구연맹(KBL)에 추천한 것도 박 씨였다. 박 씨가 평소 친분이 있는 소녀시대의 수영에게 부탁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은 수영이 민호를 박 씨에게 소개해 줬다. 프로농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한 일이었다. 어머니 손복순 씨(74)는 “승일이가 루게릭병에 관심을 가져 준 많은 분에게 감사해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몸을 움직이지는 못해도 농구 코트와 주변 사람들을 향한 박 씨의 마음은 여전히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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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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