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데려온 롯데, ‘제2 김승회’ 기대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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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보상으로 김민수 내준 한화, 자칫 ‘알토란’ 2명 더 뺏길 형편

롯데 포수 강민호는 2012년 타율 0.273에 9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홈런과 타점은 같고 타율은 0.016 떨어졌다. 정규시즌 팀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강민호의 연봉은 3억 원에서 5억5000만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2013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것을 감안해 일종의 ‘보험’을 든 것이다. 강민호는 결국 롯데에 남았지만 다른 구단이 그를 데려가려면 보상금 16억5000만 원(연봉의 300%) 또는 보상금 11억 원(200%)에 선수 1명을 줘야 했다.

FA 영입에는 대가가 따른다. 보상금도 만만치 않지만 보호 선수 20명에 속하지 않은 알토란 같은 선수를 내줘야 한다. 이번에 팀을 바꾼 FA는 모두 7명. KT가 김사율, 박기혁(이상 전 롯데), 박경수(전 LG)를 영입했지만 KT는 신생 구단이라 올해만큼은 선수를 주지 않고 보상금만 내면 된다. 이들을 제외하면 한화로 옮긴 투수 권혁, 배영수(이상 전 삼성), 송은범(전 KIA)과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전 롯데) 등 4명의 전 소속 구단이 ‘뺏긴 자의 권리’를 얻었다.

권혁을 내준 삼성과 장원준을 놓친 롯데는 이미 보상 선수를 낙점했다. 삼성은 한화의 신인 포수 김민수를 선택했다. 지난해 KIA에서 이용규를 영입하면서 포수 한승택을 내줬던 한화는 이번에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젊은 포수를 잃었다. 왼손 에이스 장원준을 놓친 롯데는 9일 두산 투수 정재훈을 골랐다. 2003년 입단해 두산에서만 12시즌을 뛴 정재훈은 롯데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정재훈은 이번 시즌 1승 5패 2세이브 15홀드에 평균자책점 5.37로 그리 좋지 않았지만 2005년 세이브왕, 2010년 홀드왕을 차지하는 등 두산 불펜의 핵이었다.

롯데는 최근 보상 선수로 큰 재미를 봤다. 2013시즌을 앞두고 두산에 홍성흔을 뺏긴 대신 데려온 투수 김승회가 이번 시즌 20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주전 마무리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이번 FA 시장의 승자인 한화는 송은범과 배영수의 보상으로 2명의 선수를 더 내놔야 할 가능성이 높다.

보상 선수 성공 사례의 원조는 2004년 정수근(두산→롯데)의 보상 선수였던 투수 문동환이다. 문동환의 가능성을 낮게 본 두산은 문동환을 한화 포수 채상병과 곧바로 트레이드했다. 하지만 그해 4승(15패)을 기록하며 재기를 신고한 문동환은 2005년 10승(9패)을 올렸고 2006년 16승(9패)에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롯데와 두산의 배를 아프게 했다. 2009시즌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이원석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FA 영입#정재훈#김민수#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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