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투수 풍년’ 한화 神의 한 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5일 06시 40분


한화가 일주일 새 87억5000만원을 들여 투수 권혁과 송은범, 배영수(왼쪽부터)를 나란히 영입했다. 최대어를 잡지는 못했지만 알짜배기 투수들을 데려오면서 마운드 보강에 힘을 쏟았다. 신임 김성근 감독과 새롭게 수혈된 선수들이 꾸밀 내년 한화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화가 일주일 새 87억5000만원을 들여 투수 권혁과 송은범, 배영수(왼쪽부터)를 나란히 영입했다. 최대어를 잡지는 못했지만 알짜배기 투수들을 데려오면서 마운드 보강에 힘을 쏟았다. 신임 김성근 감독과 새롭게 수혈된 선수들이 꾸밀 내년 한화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권혁·송은범·배영수 영입 마운드 수혈 대성공…김성근 감독 ‘리빌딩 프로젝트’ 탄력

“투수 3명 꼭 잡아 달라” 김 감독 요청
구단도 PS경험있는 알짜 베테랑 영입
꼴찌 한화의 가을야구 벌써부터 관심

“한화는 내년 프로야구판을 흔들 다크호스다.”

한화가 일주일 새 총 87억5000만원을 풀었다. 권혁 4년 32억원, 송은범 4년 34억원, 배영수 3년 21억5000만원. FA(프리에이전트) 투수 세 명을 영입하기 위해 지갑을 활짝 열었다. 최대어는 잡지 못했지만 알뜰한 ‘실속파 쇼핑’을 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겨울에 이어 올해도 어느덧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떠오른 한화다. 대표적인 짠돌이 구단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예전의 한화는 온 데 간 데 없다. 2년 사이 다섯 명의 외부 FA를 영입한 한화. 과연 새로운 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까.

● 외부 FA 세 자리 모두 알짜배기 투수로 채웠다

올해는 총 19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다. 그 덕분에 각 구단은 외부 FA를 세 명까지 영입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그 권리를 최대한 누렸다. 삼성 출신의 좌완 불펜 권혁을 발 빠르게 낚아챈 데 이어, SK 시절 김성근 감독의 애제자였던 송은범을 불러 들였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미지가 강했던 우완 배영수도 공들여 영입했다. 숙원과도 같았던 마운드 보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물론 지난해에도 한화는 외부 FA 영입에 큰 돈을 들였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인 정근우와 이용규에게 4년간 각각 70억원과 67억원을 안겼다. 탈꼴찌를 위해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투수력은 보강하지 못했다. 또 다시 최하위. 그 교훈을 이번 FA 시장에서는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이 구단에 “투수 세 명을 꼭 잡아 달라”고 요청했고, 구단도 최선을 다했다. 시장을 뒤흔든 ‘최대어’들과는 계약하지 못했지만, 한 명을 잡을 돈으로 알짜배기 FA 세 명을 데려오면서 선발과 불펜을 두루 채웠다.

● 가을잔치 베테랑인 투수 셋 영입으로 경험과 자극 수혈

일거양득이다. 내년 시즌부터 프로야구는 10개 구단·144경기 체제로 치러진다. 마운드의 양적 보강이 반드시 필요했다. 안 그래도 한화 마운드는 지난해까지 부족한 자원 때문에 과부하에 허덕였다. 30대 베테랑 투수 세 명의 영입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무엇보다 권혁과 송은범, 배영수는 모두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들이다. 국가대표까지 경험했다. 최근 들어 나란히 성적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존의 한화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극을 수혈하기에는 충분하다. ‘투수 조련사’로 잘 알려진 김성근 감독과 만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 한화의 가장 큰 전력보강은 감독?

물론 올 겨울 한화의 가장 큰 전력 보강은 따로 있다. 김성근 감독이다. 한화는 김응룡 전임 감독의 2년 임기가 끝나자마자 김성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각 5억원)을 안겼다. 김 감독은 총 다섯 개의 프로 구단을 지휘하는 동안, 무너진 팀을 재건하는 능력을 확실하게 인정받은 인물. 이미 김성근표 리빌딩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역대 단일리그 체제에서 전년도 최하위 팀이 이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우는 총 여섯 번뿐. 한화가 과연 그 일곱 번째 사례를 추가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