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거스르는 ‘K리그의 지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03시 00분


35세 이동국, 통산 세번째 MVP 수상 역대 최다… 감독상은 전북 최강희

프로축구 전북의 이동국(35)은 2009년 생애 첫 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당시 어쩔 줄 몰라 하며 “이 상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같이 행복한 날이 올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2011년 두 번째 MVP로 선정됐을 때도 “상은 탈수록 기분 좋다”고 했지만 어색함은 감추지 못했다. 그랬던 이동국은 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현대 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또다시 MVP를 수상하고는 자신 있게 마이크를 잡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3골(득점 2위)과 6도움으로 전북의 우승에 크게 기여한 이동국은 개인 통산 3번째로 MVP를 수상했다. 이동국은 1995년과 2001년 MVP를 차지한 신태용 현 대표팀 코치를 넘어 역대 최다 MVP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2008년의 이운재와 함께 역대 최고령 MVP 타이기록도 세웠다.

이동국은 기자단 투표에서 112표 중 101표(90.2%)를 얻었다. 이동국은 ‘베스트 11’상, 축구 팬들이 직접 뽑은 올 시즌 최고의 선수상인 ‘아디다스 올인 판타스틱 선수’상도 수상하며 3관왕에도 올랐다. 한때 국가대표팀에서의 부진 등으로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그는 이날 ‘아디다스 올인 판타스틱 선수’상을 받은 뒤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선수에서 팬들의 박수를 받는 선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왕(1998년)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득점상(2009년) 도움상(2011년)과 함께 3차례 MVP를 수상한 이동국은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K리그 막바지에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쳐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동국은 K리그에서 통산 167골을 터뜨리며 역대 최다골 역사를 썼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을 계속해 올해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100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센추리 클럽’에도 가입했다. 이동국은 A매치에서 총 103경기에 출전해 33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동국은 “선수들과 함께 감독님의 지시를 잘 따른 결과”라고 MVP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특히 동료이자 선배인 김남일에게 “팀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동국은 “MVP 상금(1000만 원)과 베스트11 상금(300만 원)을 선수들과 나눠 쓰겠다”며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네 딸과 아들 하나를 둔 이동국은 “아빠 TV 나온다”며 다섯 자녀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기도 했다. 그는 “올해 얻은 아들 태명이 ‘대박’이었는데, 정말 큰일이 터졌다”며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올해의 K리그 클래식 감독상은 최강희 전북 감독(55)이 차지했다. 5년째 두터운 신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 감독과 이동국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감독상과 MVP를 동반 수상했다. 최 감독은 “우승과 감독상은 선수들이 준 희생의 선물”이라며 내년 2연패를 다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동국#MVP#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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