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 “싸우느냐 마느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6시 40분


성남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성남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 서울 vs 성남 23일 FA컵 결승

K리그 클래식 11위…치열한 생존경쟁
김감독 “일단 살아남아야”잔류 포커스

‘무조건 올인’을 선언한 FC서울과는 크게 다르다. 성남FC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상적 플레이를 할지, 아니면 과감히 포기할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성남이 처한 상황은 아주 좋지 않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스플릿시스템 하위리그(그룹B·7∼12위)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7승13무16패(승점 34)로 11위다. 꼴찌 상주가 승점 31로 뒤쫓고 있는 가운데, 10위 경남FC(승점 36)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6일 홈에서 경남과 1-1로 비겨 순위를 뒤집을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FA컵은 성남에는 불필요한 명예일지도 모른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빡빡한 살림살이 때문에 제대로 전력을 보강하지 못해 대회에서 조기 탈락의 쓴잔을 들이킬 바에는 차라리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반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남 김학범(사진)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는 최근 서울의 경기를 여러 번 현장에서 관전했다. ‘승부사’로 정평이 난 그가 한 번만 더 이기면 대관식을 치를 수 있는 FA컵 우승트로피에 미련이 없을 수 없다. 4강전에서 전북까지 꺾은 성남이다.

물론 현실도 생각해야 한다. 살인적 스케줄이 걱정이다. FA컵 결승을 마치면 사흘 만인 26일 인천 원정에 이어 29일 부산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만약 고비를 넘지 못해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내려앉을 경우, 챌린지(2부리그) 최종 2위와 12월 3일과 6일 홈&어웨이로 2경기를 더 펼쳐야 한다.

성남이 이렇게 혹독한 일정을 소화한 경험은 드물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선수들도 크게 지쳤다. 김 감독은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강등은 막아야 한다”며 클래식 잔류에 포커스를 맞춘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고독한 선택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