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골 넣고 3골 먹고…슈틸리케, 한국축구 고질병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5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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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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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점도 나타났지만 문제점도 명확하게 드러난 두 차례의 평가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파라과이(2-0·승), 14일 코스타리카(1-3·패)와 평가전을 가졌다. 두 경기 뿐이지만 '슈틸리케 호'가 좀더 발전시켜야 할 점과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우선 2선 공격수들의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경기 운영은 돋보였다.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 기존 대표팀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남태희(카타르SC), 김민우(사간도스), 한교원(전북) 등 새로운 선수의 합류는 대표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특히 남태희, 이청용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는 합격점을 줄만 했다.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넣은 3골 모두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에서 나왔다. 특히 빠른 템포의 전진과 반 박자 빠른 패스는 상대 수비수를 애먹이는데 충분했다.

대표팀 주장으로 허리를 맡고 있는 기성용(스완지시티)도 100% 이상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기성용의 발끝에서 나왔고 공수의 완급 조절도 뛰어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에 있는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며 기성용의 활약에 흡족해했다. 대표팀의 '키 플레어'인 기성용의 파트너로 어떤 선수가 적합할 지는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영(카타르SC), 장현수(광저우), 박종우(광저우) 등이 선발 또는 교체로 기성용의 파트너로 나섰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빈약한 골 결정력과 불안한 수비였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21번의 슈팅에서 3골만 넣었다. 코스타리카가 7개의 슈팅 중 3개를 골로 연결시킨 것과 대비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골 결정력을 꼽았다. 파라과이전이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은 "6골은 넣을 수 있었다"며 골 결정력을 지적했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도 슈틸리케 호에서 여전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2분 코너킥 실점도 순간적으로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비롯됐다. 개인기가 뛰어난 상대 공격수를 제대로 막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파라과이전에서 후반 상대 개인 전술에 수비가 뚫리며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수비가 1대1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전 선수가 부상당했을 때 대체할 선수가 마땅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왼쪽 수비수인 박주호(마인츠05)가 부상을 당하자 왼쪽 미드필더인 김민우가 교체 투입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의 부상에 따른 다른 대체 선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국축구의 현실을 경험한 슈틸리케 감독이 어떤 처방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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