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면 뭐해…메시 “인생 최악 패배… 죄송할 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5일 03시 00분


[World Cup Brasil 2014]
아르헨 월드컵 우승 이끌어 마라도나 넘길 원했건만…
“기회 많았지만 잡지 못해 인생 최악 패배… 죄송할 뿐”

‘축구 천재’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4일 결승전 연장 후반 독일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이 터지자 낙담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메시는 월드컵 최우수선수로 뽑혀 골든볼 트로피를 받았지만 끝내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작은 사진 오른쪽). 리우데자네이루=GettyImages 멀티비츠·AP 뉴시스
‘축구 천재’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4일 결승전 연장 후반 독일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이 터지자 낙담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메시는 월드컵 최우수선수로 뽑혀 골든볼 트로피를 받았지만 끝내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작은 사진 오른쪽). 리우데자네이루=GettyImages 멀티비츠·AP 뉴시스
상을 받은 선수의 표정이 아니었다. 월드컵 개인 최고의 영예인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 트로피를 들고도 웃지 않았다. 기념 촬영도 마지못해 하고 금세 자리를 떴다. 해외 언론은 ‘가장 우울한 골든볼 수상자’라는 제목으로 그를 소개했다.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한 디에고 마라도나(당시 26세)를 넘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실패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의 간판스타인 메시는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다. 국제축구연맹(FIFA) 최우수선수상인 발롱도르를 2010년부터 3년 연속 수상했다. 2011∼2012시즌부터 2시즌 연속 프리메라리가 득점왕도 차지했다. 독일 축구정보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메시의 시장가치는 1억560만 파운드(약 1840억 원)로 세계 1위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메시는 최고가 아니었다. 처음 출전한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한 골을 넣는 데 그치며 8강에 만족해야 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고 아르헨티나는 잇달아 8강에 머물렀다. 3번째 출전인 올해 대회는 달라 보였다. 메시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득점에 성공하며 4골을 넣었다. 16강전부터는 골이 없었지만 상대 수비수들을 몰고 다닌 덕분에 팀은 28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결승전에서 메시는 연장을 포함해 129분 9초를 뛰며 4차례 슛을 쐈지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우승컵도 놓쳤다. 2006년, 2010년, 2014년 3차례 연속 월드컵에서 메시를 고개 숙이게 만든 상대는 독일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준우승을 했지만 기자단 투표 결과 메시는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됐다. 예외적인 일은 아니다. 월드컵에서 우승 팀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1994년 미국 대회의 호마리우(브라질)가 마지막이다. 메시는 경기 뒤 “내 인생 최악의 패배다. 기회가 많았지만 잡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메시의 골든볼 수상에 대해 독일 선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메시는 16강전부터 무득점이다. 그의 골든볼 수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메시#마라도나#골든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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