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속 터졌던 이 사내 속 시원히 터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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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보스니아전 환상 결승골… 독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첫 골
대표팀 유니폼 부진 징크스 털고 답답한 아르헨 공격 활로 뚫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가 1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F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0분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메시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건 2006년 6월 16일 독일 월드컵
 조별 리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경기 이후 처음이다. 리우데자네이루=GettyImages 멀티비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가 1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F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0분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메시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건 2006년 6월 16일 독일 월드컵 조별 리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경기 이후 처음이다. 리우데자네이루=GettyImages 멀티비츠
‘한을 날리는 포효.’

골을 넣는 순간 국가대표팀 유니폼 상의를 유난히 잡아당기며 포효했다. 주먹을 하늘로 치켜올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기 전에 자국 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에게도 월드컵은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메시가 8년 만에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다.

메시는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F조 경기에서 후반 20분 결승골을 넣었다. 메시는 촘촘한 밀집수비를 펼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전반 3분 만에 메시의 프리킥에 이은 상대 자책골로 첫 골을 얻은 아르헨티나는 후반 40분 베다드 이비셰비치에게 골을 내주었지만 2-1로 이겼다.

메시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차지했고 소속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2011∼2012 시즌 50골, 2012∼2013 시즌 46골을 넣으며 2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였다.

그러나 메시는 유독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월드컵 데뷔 무대였던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메시가 월드컵과 국가대표팀에서 잇달아 부진하자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은 “메시는 국가대표팀에만 들어서면 프로무대에서만큼 열성적으로 뛰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팬들의 메시에 대한 기대감은 실망을 넘어 분노로까지 이어졌다. 일부 팬은 “메시에게는 애국심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메시가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이유로는 바르셀로나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처럼 그를 뒷받침하는 도우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궤로 등 특급 공격수들이 함께 포진해 있어 메시에 대한 집중 견제가 풀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메시로서는 그만큼 활동공간이 넓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이날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명성만큼 화려하지 못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효율적인 수비에 막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런 와중에 메시는 특유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팀의 활로를 뚫었다. 다득점을 하지는 못했지만 메시는 자신이 왜 팀에 필요한 선수이며 세계 최고의 선수인가를 보여주는 한 방을 터뜨렸다. 메시는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라 긴장되고 초조했다. 우리 팀에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보였지만 그래도 1승을 거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아르헨티나#리오넬 메시#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브라질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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