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D-1]개최국이 미지근? 내 두 다리 믿어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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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성적-흥행 책임진 네이마르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네이마르가 10일 테레조폴리스에 차린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도중 장난을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현지 매체는 이날 훈련 소식을 전하며 “네이마르는 전날 연습 때 발목을 삐었지만 개막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테레조폴리스=GettyImages 멀티비츠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네이마르가 10일 테레조폴리스에 차린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도중 장난을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현지 매체는 이날 훈련 소식을 전하며 “네이마르는 전날 연습 때 발목을 삐었지만 개막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테레조폴리스=GettyImages 멀티비츠
네이마르(22·브라질)의 어깨가 무겁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물론이고 브라질 월드컵까지 구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에서 연예인, 스포츠 스타, 정치인 등 각계각층을 통틀어 최고 인기인이다. 상파울루 시내의 기념품 가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물품은 각국 대표팀의 유니폼이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이 사가는 것은 그의 이름이 적힌 브라질 유니폼이다. 그는 골 세리머니를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춤을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에서 그가 그 춤을 추면 다음 날 브라질에서 그 가수의 노래는 인기 순위 1위에 오른다. 그가 하고 나온 머리 스타일은 곧바로 브라질 젊은이들 대부분의 헤어스타일이 된다. 그가 먹고 입고 즐기는 것들이 브라질에서 유행이 될 만큼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네이마르 유니폼 사세요” 11일 브라질 북동부 도시 포르탈레자의 이면 도로에 팔려고 내놓은 네이마르의 10번 유니폼들이 걸려 있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축구의 전설’ 펠레의 등번호를 물려받았다. GettyImages 멀티비츠
“네이마르 유니폼 사세요” 11일 브라질 북동부 도시 포르탈레자의 이면 도로에 팔려고 내놓은 네이마르의 10번 유니폼들이 걸려 있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축구의 전설’ 펠레의 등번호를 물려받았다. GettyImages 멀티비츠
이런 그에게 브라질 대표팀과 브라질 정부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 대표팀에서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제2의 펠레’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그는 이번 월드컵이 생애 첫 월드컵이다. 펠레의 등번호 10번도 물려받으며 브라질 국민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CBS 등 해외 언론들은 이번 월드컵 득점왕을 예상하면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제치고 그를 1순위로 올렸다. 그가 9일 훈련 중 경미한 발목 부상을 당하자 브라질 전 언론이 그의 부상 소식을 톱뉴스로 전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월드컵 열기도 책임져야 한다. 축구에 죽고 축구에 사는 브라질이지만 아직 현지에서 월드컵 열기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상파울루 시내에는 월드컵 홍보 현수막이나 포스터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월드컵 개최를 반대하는 국민도 많다. 각국 대표팀의 훈련장 앞에서는 ‘우리는 월드컵보다 의료, 교육, 대중교통이 필요하다’는 현수막을 든 시위대를 볼 수 있다.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약 12조 원을 지출했다.

월드컵 환영과 반대가 공존하는 브라질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선전은 월드컵 흥행과도 직결된다. 이를 위해 네이마르의 활약이 브라질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월드컵을 향한 국민의 야유와 반대를 환호와 기쁨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최대 스포츠 매체인 스포르티비의 라멘타 페르난두 기자는 “월드컵에 관심이 없는 브라질 국민들도 네이마르의 활약에는 관심을 갖고 있다. 네이마르가 잘하면 잘할수록 월드컵의 열기는 올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월드컵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깨가 무겁기는 하지만 첫 월드컵인 만큼 경기 자체를 즐기도록 하겠다. 물론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즐거움을 꼭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상파울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네이마르#브라질 축구대표팀#브라질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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