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람들]흔들림 적은 ‘브라주카’ 손흥민에 걸리면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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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누가 ‘브라질 공인구’와 궁합 맞을까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와 가장 궁합이 맞는 태극전사로 손흥민(22·레버쿠젠)이 꼽혔다. 월드컵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각국 선수들의 브라주카에 대한 적응이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손흥민의 플레이가 볼의 특성에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송주호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운동역학·사진)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에 비해 브라주카는 안정성이 돋보인다. 힘보다는 정확하고 세밀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 적합하다. 페널티지역 내에서 슈팅이 정확한 손흥민에게 맞는 공”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주카를 만든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는 “공격수가 마음먹은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 더 쉽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브라주카는 공 표면의 조각(패널)이 6개로 역대 공인구 중 가장 적다. 이에 따라 다른 공보다 더 완벽한 구(球)에 가깝다는 것이 아디다스 측의 설명이다. 송 박사는 “패널 수는 적어졌지만 바람개비 형태로 이어진 이음매는 더 길어졌다. 구에 가까워지면 공의 흔들림이 많아지는데 이음매가 더 길어진 데다 표면 돌기도 많이 만들어 안정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공기역학 상 실밥이 있는 공을 던지는 게 표면이 매끄러운 공을 던지는 것보다 정확한 것과 같은 이치다.

브라주카는 2년 반 동안 10여 개국 30개 팀, 600여 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온도와 습도는 물론이고 기압차에서도 변화가 없도록 테스트할 정도로 안정성을 높였다. 자불라니는 가벼운 데다 구에 가까워 심하게 흔들리는 현상을 보여 ‘마구(魔球)’로 불렸다. 그래서 자불라니는 무회전으로 강하게 차는 선수들에게 유리했다. 송 박사는 “브라주카는 자불라니와 달라 긴 거리에서 무회전으로 강하게 차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보다 짧은 거리에서 정확하게 차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에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손흥민에게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 씨(48)에게서 어려서부터 기본기에 충실한 슈팅을 배웠다. 특히 페널티지역을 파고들며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날리는 슈팅도 정확도가 높다. 28일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선 아직 브라주카에 적응이 안 된 듯 전반 29분 수비수를 맞고 나온 단 한 차례의 슈팅밖에 하지 못했지만 적응이 되면 찬스 때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다는 게 송 박사의 설명이다. 손흥민은 세밀한 데다 골키퍼들이 “가장 슛발이 좋다”고 할 정도로 파워까지 갖추고 있어 브라주카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흥민은 “공은 다 똑같다. 특별히 (다르다고) 느낀 것은 없다. 새로 나온 공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주카는 손으로 잡는 그립감도 키워 골키퍼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브라주카가 세밀한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스페인과 개최국 브라질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손흥민#브라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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