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투 사과 돋보이게 만든 홍성흔의 ‘틀린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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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5월 2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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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투. 스포츠동아DB
칸투. 스포츠동아DB
클럽하우스 리더는 야구만 잘해선 안 된다. 선수들을 아우르고, 팀 분위기를 이끌 줄 알아야 된다. 그런 점에서 홍성흔이 왜 두산의 리더인지를 알 수 있었던 장면이 23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펼쳐졌다.

타격훈련을 마치고 들어 온 홍성흔은 취재진에게 배트를 보여줬다. 배트에 태극기가 찍혀져 있었다. 홍성흔은 “호르헤 칸투가 나와 김현수에게 선물해준 것”이라고 홍보했다. 이 방망이를 자주 써서 요즈음 잘 치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19일 트위터에 동양인에 관해 인종차별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진을 리트윗 해 구설에 올랐던 칸투를 궁지에서 구해주기 위한 ‘배려’가 묻어났다.

이어 홍성흔은 “칸투가 오늘 타석에 들어서면 야유를 들을 것 같으냐? 아니냐?”라고 취재진에게 일일이 물어봤다. 또 “칸투가 타석에서 모자를 벗고 사과를 할 것 같으냐? 아니냐?”라고도 물었다. 홍성흔은 “메이저리거의 자존심도 강하고, 그런 식으로 사과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을 텐데 고개를 숙이겠느냐?”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1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 칸투를 헬멧을 벗었다. 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구부리는 ‘폴더 인사’로 사죄를 했다. 칸투의 정중한 사과 표시에 관중석은 야유 대신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결과적으로 홍성흔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러나 홍성흔의 예측 덕분에 칸투의 사과는 더욱 극적으로 비쳐졌다. 칸투의 방망이 선물에 답례를 톡톡히 한 셈이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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