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는 지난달 박종환(76) 전 감독의 사퇴 이후 이상윤(45·사진)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후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는 타 팀 감독들과 달리 이 대행은 그라운드에 나가 선수들의 워밍업을 돕고 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훈련 도중 취재진과 잠시 만난 이 대행은 “감독 자리를 대신 수행하고 있지만, 본래 내 위치가 수석코치다. 내 할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수석코치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고자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최용수(41) 감독은 이런 이 대행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최 감독은 2011년 4월 중도 퇴진한 황보관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고, 이후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최 감독은 “감독대행을 할 때가 가장 열정적인 것 같다.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마음고생을 하지만,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된다”고 밝혔다.
성남은 월드컵 휴식기 동안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 대행에게는 이날 서울전이 감독대행으로서 마지막 경기였다. 이 대행은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FA컵 포함)에서 2승2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내 위치에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감독 승격 여부를 떠나서)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이 변화하는 모습에 흐뭇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행의 마지막 경기는 후반 40분 터진 서울 박희성(24)의 결승골로 성남의 0-1 패배로 끝났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3승3무6패(승점 12), 9위로 전반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