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못하는 치어리더의 고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4월 30일 06시 40분


박기량. 스포츠동아DB
박기량. 스포츠동아DB
세월호 추모 장기화…“체력보충·단체연습은 계속”

세월호 참사 후, 프로야구는 국민적 추모분위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응원을 자제하고 있다. 야구장엔 앰프가 꺼졌고,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있던 자리엔 주인을 잃은 작은 무대만 덩그러니 서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9개구단은 세월호의 아픔이 장기화되고 슬픔이 길어지자 애도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열닷새 째를 맞은 29일까지 응원 자제 지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표현은 못하지만 속이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응원업계 종사자들이다. 롯데 대표 치어리더 박기량 씨(23·사진)도 예외가 아니다. 박 씨와 롯데 치어리더들은 사직구장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매일 야구장에 나가고 있다. 비록 응원단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경기 전 실내연습실에서 단체연습을 한 뒤, 롯데야구를 보러 관중석으로 간다. 박 씨는 “경기를 안 하는 동안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체력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올라갈 ‘무대’가 없다는 현실은 고단하기만 하다. 박 씨는 “그나마 나는 정규직원이고 팀장이니까 월급을 받지만, 일당을 받는 친구들도 있는데 계속 일이 없으면 정말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씨는 “5월 6일까지만 치어리더 응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다음부터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희망을 나타냈다. 야구장에서 알아봐주는 팬들이나 팬 카페에서 기다리는 팬들을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뿐이다. 박 씨는 “세월호 사고 뉴스를 보며 눈물도 많이 흘렸다. 모쪼록 최대한 많은 분들이 구조가 되고, 일이 잘 마무리돼서 우리도 응원단석에 서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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