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만발 소치올림픽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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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8일 07시 00분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T.J 오시가 15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연장 승부치기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T.J 오시가 15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연장 승부치기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미 NBC 선정 최고·최악·이상한 ‘베스트3’

어느덧 소치 겨울올림픽도 중반전이 한창이다. 미국 NBC뉴스가 소치 겨울올림픽 중간결산을 겸해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이상한 순간’ 베스트3를 선정해 발표했다. 영화제목을 빌리자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쯤 되겠다.

● 최고의 순간(The Best3)

① 소치의 오시


미국의 국민영웅으로 부상한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 T.J 오시가 ‘최고의 순간’ 넘버원에 올랐다. 오시가 속한 미국 대표팀은 15일 볼쇼이 아이스돔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A조 조별리그에서 라이벌 러시아를 연장 승부치기까지 간 끝에 3-2로 꺾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직접 현장에서 관람해 미국의 자존심을 더욱 높이 세워 준 계기가 됐다.

② 미국, 슬로프스타일 금·은·동 싹쓸이

미국은 14일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는 쾌거를 이뤘다. 1964년 코르티나담페초 대회 피겨 스케이팅 남자싱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 이어 자국 역사상 세 번째 ‘메달 싹쓸이’ 기록이었다. 이번 소치 대회에서 한 나라 선수들이 시상대를 독식한 것은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와 5000m에서 1∼3위를 휩쓴 네덜란드에 이어 미국이 세 번째다.

③ 율리아, 링크를 접수하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러시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최고의 순간’에 올랐다. 16세 소녀 리프니츠카야는 10일 피겨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기술과 연기로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를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 최악의 순간(The Worst3)

샤니 데이비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샤니 데이비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① 기대주들의 대거 탈락

‘흑색탄환’으로 불리는 스피드스케이터 샤니 데이비스(사진),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가 모두 메달획득에 실패하며 미국에 실망감을 안겼다. 미국의 스키영웅 보드 밀러도 남자 알파인스키 다운힐 종목 결승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강으로 8위에 그쳤다.

② “소치는 문제덩어리” 이색 트위터 인기

소치 겨울올림픽의 경기와 운영, 시설의 문제점을 알린 트위터 계정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캐나다의 한 대학생이 만든 ‘소치프라블럼’(@sochiproblems) 트위터 계정은 순식간에 3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끌어 모으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는 소치 동계올림픽 공식 트위터 계정보다 10만명 가까이 많은 숫자다.

③ 잇따른 부상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발생한 잇따른 부상소식이 ‘최악의 순간’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16일에는 러시아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선수인 마리아 코미사로바가 훈련 중 넘어져 척추를 크게 다쳤다. 캐나다의 츠보타 유키는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전에서 착지하다 쓰러져 부상을 당했다. 츠보타 유키는 결국 일어나지 못해 의료진에 실려 나가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포근한 날씨로 스키장의 눈이 녹는 바람에 속력이 나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분석하고 있다.

● 이상한 순간(The Weirdest 3)

① “여기 소치 맞아?”


반바지와 반소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등장할 정도로 따뜻한 소치의 기온이 ‘이상한 순간’에 등재됐다. 심지어 설원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경기 진행요원의 모습도 포착됐다. 현재 소치의 평균기온은 8도로 역대 동계올림픽 평균기온인 4도보다 두 배나 높은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블라디미르 푸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② “터프가이 푸틴은 어디로?”

터프하고 마초적인 이미지로 유명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사진)의 부드러워진 모습이 연일 화제다. 푸틴 대통령은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과 친근하게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와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쏠린 세계인의 눈을 의식하는 한편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러시아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③ 목마른 소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꿀 같은 재미를 소치에서는 맛 볼 수 없다. 경기장에서 파는 맥주는 모두 무알코올 맥주이기 때문. 러시아는 지난해 ‘운동경기장 내 알코올음료 판매금지법안’을 통과시켰다. NBC뉴스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는 맥주 냉장고를 설치한 캐나다 선수촌을 방문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하지만 냉장고를 열기 위해서는 캐나다 여권이 있어야 한다”고 푸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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