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FC서울, 변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1월 12일 07시 00분


■ 亞 챔프 좌절, FC서울의 과제

챔스리그 재도전 위해선 적극 투자 우선
국내·외국인선수들 과감한 재정비 필요
내년도 올해와 같다면 팀 한계 부딪힐 것


FC서울은 최근 몇 년 동안 구름 위를 걸었다. 2010년에 이어 작년에도 정규리그를 석권했다. 작년까지 3년 연속 최다관중 1위. 올해는 화룡점정이 눈앞이었다. 팀 창단 후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아시아 정상 문턱까지 갔다. 원정 다 득점 원칙에 의해 한 끝 차이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서울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10월26일 홈에서 열린 챔스리그 결승 1차전은 장관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5000명 관중 앞에서 서울은 ‘탈 아시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몰아치며 2-2 명승부를 연출했다. 흥행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서울이 K리그의 확실한 대세임을 확인시켰다. 이 중심에 서울 최용수 감독이 있다. 서울은 귀네슈 감독 시절 경기내용은 호평을 받았지만 성적이 2%% 모자랐다. 리그 준우승(2008년)이 최고 성적. 2010년 빙가다 감독은 10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지만 수비를 중시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반면 최 감독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짧은 패스와 강한 압박,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최 감독은 늘 “매년 우승할 수는 없어도 꾸준히 상위권에는 올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은 내년 챔스리그 재도전을 꿈꾼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구단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비단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의 약진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K리그 구단들도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정상에 오른 광저우의 파죽지세를 틀어막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 지 고민하는 것은 K리그 모든 구단들의 숙제다. 국내 선수의 재정비는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의 과감한 물갈이도 해야 한다. 그래야 우승 트로피를 K리그로 다시 가져올 수 있다.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 아디, 에스쿠데로라는 K리그 최고 레벨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기량 뿐 아니라 팀 정신도 갖췄다. 그러나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실 서울은 작년에도 일부를 바꾸려고 했다. 상당 부분 진척 됐다가 막판에 틀어졌다.

국내 선수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올 시즌 앞두고 윤일록 외에 이렇다할 보강이 없었다. 서울이 올시즌 초반 리그에서 부진의 늪에 빠졌을 때 안양LG(서울 전신) 지휘봉을 잡고 2000년 우승을 경험했던 조광래 전 감독은 “우승 팀 서울은 기본적으로 작년보다 두 배의 전력을 갖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준비 부족이 올 시즌 내내 서울을 괴롭힌 요인 중 하나였다.

최 감독은 챔스리그 결승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리그에서도 내년 챔스리그 티켓 마지노선인 4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올해와 같다면 분명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이제는 구단이 답을 할 차례다. 적절한 투자로 정상권을 지키겠다는 철학이 필요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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