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상남자들, 크로스핏 매력에 빠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역도+체조 동작 활용 전신운동… 최단시간에 최대효과 낼수 있어
UFC 파이터 김동현-정찬성 등 격투기 선수들 훈련법으로 인기

코리안 좀비 정찬성.
코리안 좀비 정찬성.
거친 ‘상남자’(남자 중의 남자)들이 사랑하는 스포츠가 있다. 역도와 체조 동작을 활용한 크로스핏(CrossFit)이다.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이다. 크로스핏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섞어 전신의 운동 능력을 고루 발달시킨다.

크로스핏 운동법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소방관이나 군인이 주로 애용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상의 특수성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훈련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격투기 선수 출신 크로스핏 트레이너 고성현 씨.
격투기 선수 출신 크로스핏 트레이너 고성현 씨.
크로스핏 트레이너인 고성현 씨(33·크로스핏 센티널 체육관)는 종합격투기 선수(22전 16승 6패 8KO) 출신이다. 2005년 은퇴한 그는 2007년 크로스핏을 배운 뒤 이듬해 태국에서 열린 국제 무아이타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고 씨는 “결승전에서 태국 선수와 경기를 했는데 기술은 부족했지만 힘과 지구력에서 내가 월등하게 앞섰기 때문에 2라운드 만에 KO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우승을 계기로 크로스핏을 한국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세대 크로스피터가 돼 국내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게 크로스핏 운동법을 알려줬다.

한국 최초 UFC 파이터 김동현.
한국 최초 UFC 파이터 김동현.
한국인 최초 UFC 파이터 김동현(32·부산팀매드)도 2008년부터 크로스핏을 훈련에 활용하고 있다. 김동현은 “부상 때문에 망가졌던 몸을 크로스핏으로 두 달 만에 회복할 수 있었다”며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크로스핏은 전신 근육을 다 쓰면서 심폐지구력을 같이 키울 수 있다. 격투기 선수들은 여러 운동을 병행해야 해서 시간이 많지 않은데 크로스핏은 최단 시간에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26·코리안좀비MMA)도 “격투기는 5라운드 경기라 근지구력이 필수적이다. 조제 알도와의 경기 전에 크로스핏으로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최초의 여성 K-1 파이터 임수정(28·티엔터테인먼트)은 선수와 크로스핏 트레이너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훈련 때문에 3년 전부터 시작했다가 크로스핏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내가 들어올린 무게와 프로그램을 끝낸 시간 등을 체크한 뒤 동료들의 기록과 비교하면서 점차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격투기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도 크로스핏을 배운다. FC 서울에서 뛰는 축구 선수도 2년째 크로스핏을 하고 있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격투기#크로스핏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