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PS 특강] 5이닝 못 버티는 삼성 선발…결국 타자들이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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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7시 00분


삼성 채태인(왼쪽 4번째)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5차전 1회초 2사 후 기선을 제압하는 좌월솔로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열렬한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삼성 채태인(왼쪽 4번째)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5차전 1회초 2사 후 기선을 제압하는 좌월솔로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열렬한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5차전 선발 윤성환도 조기강판 수모
3명의 맞춤형 포수기용도 결국 실패
박한이 정병곤 등 타선 터져 기사회생
두산 졌지만 6·7차전 선발싸움 유리


잠실에서 끝내겠다는 두산과 대구로 다시 돌아가 6차전 승부로 이끌겠다는 삼성, 양 팀 모두 필승 각오로 나섰지만 삼성의 간절함이 조금 더 컸던 것 같다. 올 한국시리즈(KS) 잠실 마지막 게임인 5차전은 삼성 선발 윤성환과 두산 선발 노경은이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면서 게임 초반 제법 점수가 났다.

● 삼성, ‘선발과 불펜의 불협화음’

KS에서 삼성은 선발진이 부진하다. 1차전과 5차전에 나선 윤성환이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4차전 배영수도 부진했다. 5이닝을 넘게 던진 투수는 2차전 밴덴헐크와 4차전 장원삼 뿐이다. 꾸준하게 5이닝 이상을 던진 두산 선발진과 비교된다. 선발이 불안한 가운데 불펜의 활용도 다소 비정상적이다. 2차전에서 오승환은 4이닝동안 무려 53구를 던졌지만 홈런 하나에 패전투수가 됐다. 4차전 차우찬도 6.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은 패했다. 5차전에서는 안지만이 3회 1사후에 등판해 3.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7회부터는 2차전 선발 벤덴헐크를 투입했고 9회 오승환이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진한 선발과 비정상적인 불펜운용. 삼성은 그렇게 버티며 최종승부를 홈구장 대구로 몰고 갔다.

● 삼성의 맞춤형 포수기용, 실패다!

삼성은 KS에서 3명의 포수를 골고루 기용했다. 1차전과 5차전은 이정식이 선발로 출전했고 3·4차전은 이지영이 나갔다. 베테랑 진갑용은 2차전에서 벤덴헐크와 호흡을 맞췄다. 류중일 감독은 배터리의 호흡을 우선으로 삼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투수를 위한 세팅일뿐 두산 타자를 효과적으로 막는데는 실패했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포수는 직감에서 오는 볼배합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삼성이 시리즈를 주도해 나갔다면 맞춤형포수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는 5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진갑용이 좀더 낫지 않았을까?

● 정병곤 천금같은 KS 첫 안타, 팀을 살렸다!

5-5 동점, 8회초 무사 1루. 타석에는 KS 내내 안타가 없던 삼성 정병곤이었다. 누구나 희생번트를 예상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초구에 페이크번트 앤 슬러시로 승부수를 던졌고 정병곤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안타를 뽑아내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정형식의 희생번트와 박한이의 결승 2타점 적시타가 연거푸 나왔다.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4차전까지 단 7득점에 그쳤던 삼성은 5차전에서 11안타 7득점으로 타선의 부활을 알리며 귀중한 1승을 보탰다. 정병곤의 KS 첫 안타는 그동안 부진했던 삼성 타선이 부활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 두산, 6·7차전 선발싸움에서 유리하다!

5차전에서 삼성의 총력전에 밀렸지만 선발진의 무게는 두산이 우세하다. 두산은 삼성의 천적 니퍼트를 6차전에 내고 7차전에는 유희관을 투입할 수 있다. 반면 삼성은 6차전 선발로 예상했던 벤덴헐크를 5차전에서 불펜투입해 6차전 선발이 불투명해졌다. 가능성이 높은 투수는 3차전 승리투수 장원삼이다. 사흘밖에 못 쉬었지만 비상처방이다. 7차전으로 간다면 차우찬이다. 역시 휴식기간은 사흘이다. 선발진은 분명 두산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장원삼과 차우찬카드로 나서는 삼성도 예사롭지는 않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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