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풀스토리] 매달 8권 책과 투수들 생일 선물 차명석 투수코치 스킨십 리더십

스포츠동아 입력 2013-10-22 07:00수정 2013-10-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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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투수코치는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한 스킨십으로 LG 마운드를 변화시켰다. 스포츠동아DB
#“김 기자, ‘버두치 효과’라고 알아요? 그 톰 버두치에요.” 얘기 도중 조 토리 전 뉴욕 양키스 감독의 자서전을 집어 들더니 LG 차명석 투수코치가 말했습니다. 버두치 기자가 토리 감독과 공동저자로 저술한 영어원서였습니다. LG 코치실, 차명석 명패가 붙은 책장은 독특합니다. 야구서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니체부터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3부작’을 거쳐 손정의까지 장르를 불문한 책들로 가득합니다. 벽에는 ‘인간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격언이 붙어 있습니다. 차 코치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교보문고에 들릅니다. 그곳에서 한꺼번에 8권을 사서 한 달 동안 읽습니다. 좋았던 책은 또 사서 투수들에게 생일선물로 나눠줍니다. 그래서 투수들의 생일을 다 외웁니다. 플레이오프(PO) 기간 중 주키치에 대한 생각이 난 것은 그의 생일이 10월 17일이었기 때문이죠.

#차 코치는 8년 이상 일기를 써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트 맨 앞장은 ‘잊지 말자! 2001년 11월 26일’로 늘 시작합니다. 바로 그 날이 투수 차명석이 LG에서 방출당한 날입니다. 당시 LG는 다른 팀이 차명석을 데려갈까봐 방출시기를 그렇게 늦췄고, 이 탓에 그대로 은퇴를 해야 했죠. 그런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나태해질 때마다 그날을 기억합니다.

#차 코치와 대화를 나누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부터 최신 신문기사에 이르기까지 화제가 무궁무진합니다. 좋은 기사가 발견되면 스크랩을 해놓고, 읽고 또 읽는 습관 덕분입니다. 투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려면 야구만 알아선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LG는 지난해 팀 방어율 7위(4.02)에서 올해 1위(3.67)로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볼넷도 420개로 삼성보다 불과 9개 많은 2위였습니다. LG는 두산과의 PO에서 패배를 감수하고도 류제국을 4차전에 투입하지 않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죠. ‘가르치기 이전에 받아들일 마음을 얻겠다’는 차 코치의 접근법이 LG 마운드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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