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쾅! 쾅!… 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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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3발 7타점… 넥센, 두산 대파
LG는 삼성 깨고 반경기차 추격

그는 성남고 재학 시절 고교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타자였다. LG는 2005년 신인지명회의(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그에게 계약금 3억3000만 원을 안겼다. 고졸 타자로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이제 넥센의 4번 타자가 된 박병호(사진) 이야기다.

박병호가 LG에서 다섯 시즌을 뛰면서 남긴 1군 통산 타율은 0.190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2011년 중반에 그는 LG를 떠나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팀을 옮기면서 절치부심하기는 그도 마찬가지. 박병호는 LG에서 달던 등번호 25번을 뒤집어 52번을 달고 인생역전을 꿈꿨다. 그리고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의 표현처럼 넥센은 하늘에서 내려준 4번 타자를 얻었다. 그가 LG 유니폼을 입고 때린 홈런은 다 합쳐도 25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2년 한 해에만 곧바로 31개를 때려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9일 안방 목동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는 박병호가 ‘대한민국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 3방으로 한 경기 개인 최다인 7타점을 쓸어 담으며 마지막 안방 경기를 찾은 팬들에게 11-6 승리를 선물했다.

3위 넥센은 이 경기 전까지 4위 두산에 겨우 0.5경기 차로 앞서 있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었다. 박병호는 이 ‘밀도 높은’ 경기를 지배하며 넥센이 2위를 바라볼 수 있는 사다리를 놓았다.

박병호 개인에게도 뜻깊은 경기였다. 박병호는 이날 시즌 36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2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사실상 확정지었고, 개인 최다 타점 기록 역시 112점으로 늘렸다. 박병호는 경기 후 “앞선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중심 타자로서 해결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팀이) 2위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2위 LG는 1위 삼성을 안방 잠실에서 7-5로 꺾고 두 팀 간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광주에서는 한화가 KIA를 14-10으로 이겼다. 마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SK-NC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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