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윤석영의 희비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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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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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윤석영(오른쪽). 스포츠동아DB
이청용-윤석영(오른쪽). 스포츠동아DB
요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재미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한국 축구를 대표한 내로라하는 프리미어리거들의 영향력이 크게 반감된 탓이다. 특히 아스널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당하는 박주영의 처지를 보며 한숨짓는 팬들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박주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손꼽힌다. 그런데 아스널에선 출중한 활약은커녕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는 프리미어리그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챔피언십(2부 리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희망적인 구석이 많지 않다. 올 시즌 챔피언십에는 두 명의 특급 태극전사들이 몸담고 있다. 이청용(볼턴 원더러스)과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QPR)이다.

이청용은 국가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날개로, 윤석영은 왼쪽 풀백으로서 그간 한국 축구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런데 미래가 밝지 않다. 계약기간이 2015년 6월까지인 이청용은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에서 새 둥지를 찾지 못한 채 잔류를 택했다. 볼턴은 한결같이 ‘이적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유일한 희망은 볼턴의 1부 리그 재승격이었다.

그러나 볼턴은 개막 이후 8경기 무승이다. 그것도 3무5패에 그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은 이미 불가능해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당장 리그 1(3부 리그)로의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청용은 전 경기를 선발로 나서 변함없는 플레이를 했다. 그럼에도 볼턴의 추락은 끝이 없다. 주말 홈구장 리복스타디움에서 여빌타운과 9라운드 홈경기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앞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나마 꾸준한 출전으로 경기 감각을 쌓으며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전이 유력한 이청용은 사정이 낫다. 더욱이 이청용에게는 이적시장 개장 여부와 관계없이 끊임없는 러브콜 소식이 전해진다. 얼마 전에는 헐시티가 관심을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에 반해 윤석영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QPR 구단이 공개한 화보에서도 윤석영의 표정은 굉장히 어두웠다. 최하위권에서 차기 시즌 강등을 걱정하고 있는 볼턴과 달리 QPR은 승격 가능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 챔피언십에서 유일한 무패(6승2무) 행진을 이어가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스스로 와해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처참한 팀 와해를 엮은 ‘모래알 조직력’과도 거리가 멀다.

윤석영은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되고 있다. 정규리그는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앞서 2경기에 출격했던 컵 대회는 일찌감치 탈락하며 뛸 기회가 사라졌다. QPR의 왼쪽 풀백은 베테랑 수비수 클린트 힐이 뛰고 있고, 여기에 한 때 이영표(밴쿠버)와 한솥밥을 먹으며 포지션 경쟁을 벌였던 아수 에코토가 최근 임대 영입됐다. 윤석영은 제3의 옵션으로 전락한 셈이다. 현재로선 겨울 이적시장을 통한 새 둥지 찾기가 유일한 해법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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