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올 시즌 박병호급 투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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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4일 07시 00분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떠난 뒤 한국프로야구에 ‘절대 에이스’가 사라졌다. 류현진과 국가대표 좌완 원투펀치를 이뤘던 SK 김광현(사진)도 부상으로 인해 압도적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떠난 뒤 한국프로야구에 ‘절대 에이스’가 사라졌다. 류현진과 국가대표 좌완 원투펀치를 이뤘던 SK 김광현(사진)도 부상으로 인해 압도적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한국프로야구 에이스의 부재…왜?

투수 부문 타이틀홀더 2연패 꿈도 못 꿔
2점대 방어율 토종 투수는 아무도 없어
선수 육성도 부진…포스트 류현진 난망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넥센 박병호(27)는 올 시즌에도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타율 0.318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홈런(33개), 타점(105개), 득점(83개), 출루율(0.435), 장타율(0.592) 등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포스트 이대호’로 평가받는다. 이제 리그를 지배하는 ‘완성형 타자’로 성장했다. MVP 2연패도 유력하다. 그러나 투수 쪽에는 박병호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없다. 삼성 배영수가 14승으로 다승 1위에 올라있지만, 방어율은 4.53으로 20위권이다. 지난해 투수 부문 타이틀홀더 중 올해 같은 부문 타이틀이 유력한 선수가 단 한명도 없을 정도다.

● 리그 대표 투수가 없다!

23일까지 다승 10걸에 이름을 올린 투수 중 7명, 방어율 10걸에 오른 투수 중 5명이 용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운드에선 ‘용병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NC 에이스 찰리가 방어율 2.52, SK 세든이 2.93으로 이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토종 투수 중 방어율 2점대 투수는 아무도 없다. 26연승 세계신기록을 세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의 다나카 마사히로처럼, 한국프로야구를 상징하는 투수로는 토종도, 용병도 없는 셈이다.

● ‘제2의 류현진’은 왜 없을까?

2000년대 중반 이후 류현진(LA 다저스), 윤석민(KIA), 김광현(SK) 등 3명의 특급투수가 등장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미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겼고, 윤석민과 김광현은 올 시즌 과거와 같은 압도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의 부재 현상에 대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토종 선수들 중 톱클래스 투수들이 나오지 않으니 각 구단은 점점 더 외국인투수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가능성 있고 잠재력 있는 유망주들을 위한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망 투수 자원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투수에 대해선 꾸준한 기회 보장 등 육성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이 부활하면서 앞으로 각 구단이 연고지역 우수투수에 대한 체계적 지원과 육성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린 점이다. 이 위원은 “류현진 같은 투수가 또 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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