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는 전망과 희망이 반쯤 섞인 얘기를 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 농구대표팀이 3위 안에 들어 16년 만에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따내면 국내 농구 인기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도 한국 농구를 살리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국제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한국 남자 농구는 그동안 세계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1998년 그리스 대회 후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지 못했고 올림픽 출전도 1996년 애틀랜타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삼성 감독을 지낸 안준호 KBL 전무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15일부터 열리는 프로-아마추어 최강전과 10월 개막하는 2013∼2104시즌 프로농구 흥행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안 전무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대표팀에 대학생이 다섯 명이나 뽑혔는데 이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잘해 주면 프로-아마추어 최강전에 대한 관심도 올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농구계에서는 내년 8월 30일 열리는 스페인 세계선수권 출전과 이어 20일 뒤(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 우승이라는 장밋빛 시나리오로 농구 인기가 부활했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는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 막판 중위권 팀들의 져주기 의혹과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의 승부 조작 여파로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KBL은 프로-아마추어 최강전에 북한팀 초청까지 추진했을 만큼 떨어진 농구 인기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북한팀 참가는 무산됐다.
그리스 세계선수권과 애틀랜타 올림픽, 부산 아시아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한국 농구의 황금세대 문경은 SK 감독은 “한국 농구가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지만 세계선수권 같은 큰 대회에서 뛰는 모습을 국내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자 농구 인기가 그해 프로농구로 이어졌다. 야구나 축구처럼 농구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국내 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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