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주포를 찾았다, 2년차 송준호 우리카드컵 우승 이끌고 MVP 차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9일 03시 00분


女기업은행은 현대건설 꺾고 환호

“이제 더이상 똥개라고 부르면 안 되겠네요.”

2년 만에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호철 감독은 ‘2013 아산 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하나 있었다. 팀의 주포 문성민이 월드리그에서 부상을 당하며 대회에서 뛸 수 없게 된 것. 김 감독이 꺼낸 카드는 프로데뷔 2년차인 ‘송준호 카드’였다. 김 감독의 기대를 받았던 송준호는 출발은 좋지 못했다. 첫 경기인 대한항공전에서 팀에서 가장 많은 20득점을 올렸지만 저조한 공격성공률(32.69%)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송준호에게 ‘똥개’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김 감독은 “송준호가 연습 때는 잘하는데 밖으로만 나오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질책하는 의미에서 ‘똥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전타임 때 김 감독이 송준호를 ‘똥개’라 부르는 장면이 중계방송에서 나오기도 했다.

오기가 생겼던 것일까. 송준호는 이후 삼성화재전(24득점·공격성공률 52.78%)과 LIG손해보험전(18득점·48.39%)에서 점점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송준호의 진가는 28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결승전에서 더욱 빛났다.

송준호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2득점(공격성공률 60%)을 올리며 팀의 3-1(24-26, 25-22, 25-23, 25-18)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컵대회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송준호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 감독도 우승 주역으로 리베로 여오현와 송준호를 꼽았다. 올 시즌 삼성화재에서 이적한 여오현이 뛰어난 수비로 팀에 안정감을 가져왔다면 송준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94득점을 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송준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름을 많이 알렸다면, 더 열심히 훈련해 V리그에서는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과의 결승전에서 36득점을 합작한 김희진 박정아 쌍포를 앞세워 3-0(25-20, 25-13, 25-17)으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희진은 여자부 MVP로 뽑혔다.

안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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