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승부수는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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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9일 07시 00분


홍명보 감독이 1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이틀 째 훈련에서 손짓으로 선수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홍명보 감독이 1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이틀 째 훈련에서 손짓으로 선수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한국축구 살아잇는 성공신화’ 20일 동아시안컵 호주전 첫 A매치 시험대

1. 다 같이 모여 움직인다 ‘우리는 원 팀’
2. 선·후배 간의 편한 훈련 분위기 조성
3. 치열한 경쟁 속 강하고 빠른 압박축구

4차례 월드컵 출전과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선수시절부터 철저한 자기관리와 솔선수범으로 남다른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인물. 지도자로 변신한 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원칙 아래 뛰어난 리더십으로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며 한국축구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 축구대표팀 홍명보(44) 감독이다. 축구 관계자와 팬들의 시선은 ‘홍명보’라는 이름 석 자에 쏠려 있다. 한국축구의 ‘영원한 캡틴’에서 ‘수장’이 된 홍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 다가왔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호주와 동아시안컵 1차전이 주목받는 이유다.

● 달라진 대표팀

최강희호 시절인 6월 초, 한국은 레바논과 최종예선 원정에서 비기고 왔다. 졸전의 여파로 분위기는 무거웠다. 최강희 감독은 파주NFC에서 회복훈련 직전 선수들을 불러 한참을 이야기했다. 최 감독 말이 시작되고 얼마 후 2∼3분의 시차를 두고 두 선수가 헐레벌떡 뛰어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표팀 기강이 무너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홍명보호 선수들은 훈련 전 모두 모여 다같이 나간다. 원 팀(One Team)이다. 홍 감독이 U-20, 올림픽 시절부터 지켜오던 원칙이다. 미드필더 이명주(포항)는 “단체로 움직이며 조직력이 더 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소집 첫날 선수들에게 기량이 아닌 사명감을 언급했다.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전술 같은 말이 아니라 달라진 대표팀을 만들자고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후배들이 선배 얼굴도 못 쳐다보던 시절부터 2002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훈련 중 호칭을 빼고 이름만 부를 정도로 달라진 대표팀의 두 문화를 모두 겪었다. 홍 감독이 내린 결론은 훈련 때는 후자가 훨씬 더 낫다는 것이었다. 규율은 엄격하되 운동장에서는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김신욱은 “감독님과 미팅 때는 카리스마가 넘쳤는데 훈련장에서는 배려하는 모습이셨다”고 놀라워했다. 이명주도 “어제(17일) 첫 훈련 때 굉장히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 홍명보의 선택은

한국은 K리거와 J리거 위주로 구성됐다. 호주도 대부분이 국내파다. 일단 호주와 1차전 때는 K리거가 대거 중용된다. J리거는 정규리그 일정 때문에 하루 늦은 18일에 합류했다. 홍 감독이 즐겨 쓰는 4-2-3-1 포메이션이 가동될 전망인 가운데 홍정호(제주)와 김영권(광저우)이 오랜만에 중앙수비로 호흡을 맞춘다. 오른쪽 풀백은 이용(울산), 왼쪽 풀백은 ‘깜짝 발탁’ 김진수(니가타)다.

중원과 공격진은 치열하다. 주장 하대성(서울)은 선발이 유력하고 남은 자리를 이명주와 박종우(부산)가 다툰다. 좌우 공격수는 염기훈(경찰청), 고요한(서울)이다. 최전방은 김신욱과 서동현(제주), 김동섭(성남)까지 3대1의 경쟁률. 이승기(전북)와 윤일록(서울) 중 1명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할 공산이 크다.

강력한 압박에 이은 빠른 공수 전환,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이승기는 “감독님 설명을 들으며 팀플레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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