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에서 가장 빛난 투수 류현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6월 26일 07시 00분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 스포츠동아DB
■ 돋보였던 ‘괴물’의 위기관리능력

6.2이닝 8안타 맞고도 1실점으로 막아
5회 ‘1사 만루’ 상황 병살타 처리 압권
샌프란시스코전 호투에도 승리 못 챙겨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다시 한번 천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즌 7승 달성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11경기에서 6승이나 챙겨 전반기에만 두 자릿수 승리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첫 완봉승을 거둔 5월 29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 이후 4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자이언츠에게 2차례나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25일 3번째 등판에서도 혼신을 다했음에도 끝내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일발 장타보다는 짧게 끊어 치는 타법을 구사하는 자이언츠 타선에 이날도 8안타를 허용하며 고전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 시즌 자이언츠를 상대로 총 19이닝을 던져 무려 26안타를 내줬다.

이날 브루스 보치 자이언츠 감독은 평소와는 다른 변칙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파블로 산도발을 5번으로 돌리는 대신 버스터 포지를 3번, 류현진의 천적 헌터 펜스를 4번으로 중용했다. 류현진을 상대로 5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던 호아킨 아리아스를 6번, 안드레스 토레스를 7번에 배치했다.

6.2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류현진은 고의4구 1개를 포함해 볼넷을 4개나 내줄 정도로 신중한 피칭을 거듭했다. 탈삼진 2개는 모두 상대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에게서 빼앗은 것으로, 자이언츠 타자들은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류현진은 5회 최대 고비를 맞았다. 1사 후 포지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펜스에게 또 다시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로써 헌터와의 통산 성적은 8타수 6안타(0.750)가 됐다. 산도발의 중견수쪽 라인드라이브 안타에 포지가 홈으로 쇄도하려다 3루를 밟으며 중심을 잃고 쓰러진 것은 류현진에게 행운이었다. 절체절명의 1사 만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만만한 상대 브랜던 크로퍼드를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냈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류현진의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에 4만여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최근 6연속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지만 또 다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류현진은 현재 스케줄대로라면 7월 6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시즌 4번째로 자이언츠를 만나게 된다. 과연 류현진이 ‘3전4기’ 만에 숙적 자이언츠와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저스타디움|손건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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