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훈련장소도 알려고 하지 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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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울산 이란전 앞두고 ‘철통보안’… 국내 언론도 막고 마지막 손발 맞춰
곽태휘-김남일-박종우 공백은 부담… 장현수-이명주-김기희 등 투입할 듯

최강희호가 ‘철통 보안’ 속에서 이란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1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울산에서 비공개 훈련을 했다.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안방경기를 앞두고 외국 언론은 물론 국내 언론의 출입까지 차단한 채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이날 훈련 장소와 시간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이란은 이날 울산 강동구장에서 오전 11시에 하려던 훈련을 오후 6시로 바꿨다. 전날 같은 곳에서 훈련하다 국내 프로축구 울산의 선수들과 마주친 이란은 “정보가 새나갈 수 있다”며 대한축구협회에 독자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에 훈련장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훈련은 보통 상대에게 전력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진행한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에게는 또 다른 의도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전력 노출을 막으려는 이유도 있지만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더 크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언론을 통해 이란전 선발에 대한 추측이 나올 경우 비주전으로 분류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리 근육 부상을 당한 수비수 곽태휘(알샤밥)와 미드필더 김남일(인천)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미드필더 박종우(부산)가 경고 누적으로 이란전에 나서지 못해 선발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 감독은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이 없는 ‘무한 경쟁’을 통해 선수단 전체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이란전 선발’에 대한 최 감독의 최종 결정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1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개 훈련 내용을 통해 선수들의 활용 방안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최 감독은 이날 김남일-박종우를 대신해 장현수(FC 도쿄)-이명주(포항)의 미드필더 조합을 실험했다. 장현수는 주 포지션이 수비수지만 패스 능력이 뛰어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김남일의 빈자리를 메운 이명주와 함께 이란의 에이스 자바드 네쿠남을 봉쇄하라는 임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곽태휘의 빈자리에는 김기희(알사일리야) 또는 정인환(전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몸싸움 능력과 함께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득점력까지 갖춰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를 대체할 자원으로 꼽힌다. 공격진의 경우 15일 훈련에서는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최전방에 나섰다. 손흥민(레버쿠젠)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레바논전에서 결정적 기회를 수차례 놓쳐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동국이 이란전에서 선발로 나서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승점 14(골 득실+7)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이란에 져도 우즈베키스탄(3위·승점 11·골 득실+1)이 같은 날 열리는 카타르전에서 대승하며 골 득실로 한국을 앞서지 않는 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0패로 밀리는 데다 지난해 10월 열린 최종예선 이란 방문 경기에서도 0-1로 졌기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강희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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