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기대주 김주형, 모처럼 ‘어흥’

  • 동아일보

6년만에 개인 통산 두번째 연타석포
KIA, 한화 꺾고 팀 통산 2000승 달성

프로야구 KIA 김주형은 팀 이름이 해태에서 바뀐 뒤 1차 지명(2004년) 때 처음 뽑힌 타자였다. 만루에서도 상대팀이 고의사구 사인을 낼 정도였던 지역의 최고 유망주에게는 당연한 대우였다. 그러나 김주형이 프로에 데뷔한 뒤 광주 동성고 시절의 ‘포스’를 발휘한 건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됐다.

김주형이 7시즌을 뛰면서 1군에서 기록한 통산 타율은 0.200밖에 안 됐다. 올 시즌에도 김주형의 자리는 없는 듯 보였다. 2군에서도 타율 0.259밖에 안 되는 타자에게 선뜻 1군 엔트리를 내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주형이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건 개막 52일이 지난 22일. 이때도 몇몇 짓궂은 KIA 팬들은 “제발 찬스에서는 대타로 쓰지 말라”고 할 정도로 김주형은 팬들에게 믿음을 잃은 상태였다. 선동열 감독은 23일 광주 안방경기 때 그를 선발 1루수로 기용했지만, 타순은 보통 1루수들이 잘 맡지 않는 9번이었다. 사실상 타격보다 수비를 신경 써 달라는 주문이었던 것.

그러나 김주형의 방망이가 영점을 맞추는 데는 딱 한 타석이면 충분했다. 김주형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한화 두 번째 투수 안승민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고, 다음 타석에서도 세 번째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 또 한 번 왼쪽 담장을 넘겼다.

KIA는 2007년 6월 14일 이후 2170일 만에 터진 김주형의 개인 통산 두 번째 연타석 홈런과 이범호의 5호 솔로 홈런 등을 앞세워 한화를 10-2로 꺾고 팀 통산 2000승을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KIA#김주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