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기대회]임권택 총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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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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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의 가슴에 감동 주는 대회 만들어 보고 싶다”

1일 오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가 입주한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 14층. 지난해 6월 이 대회의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임권택 총감독(사진)이 사무실에 출근해 미술과 음악, 의상 분야 스태프가 작성한 보고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기자를 맞은 임 감독은 “다음달 열리는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AIMAG)’의 개회식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큰 그림은 이미 완성됐으며 이와 조화를 이룰 세부적인 콘텐츠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년 넘게 영화만 만들다가 이 대회 총감독을 맡은 이유는.

“아시아경기대회 자문위원인 한 후배가 총감독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국가적 행사의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는다는 것이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고,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영화에서 연출하지 못했던 부분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모든 이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대회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평소 인천 예찬론을 자주 펼친다는데….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활기찬 도시라고 생각한다. 개화기 인천항을 통해 근대 문물이 들어왔으며 동북아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갖고 있다. 또 국내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와 영종, 청라국제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이런 국제적인 도시 이미지를 알릴 좋은 기회가 아시아경기대회다. 이 대회를 계기로 문화적 역량을 키우고, 선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춰 인천을 아시아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AIMAG 개회식 구상은.

“개회식의 주제가 ‘당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이다. AIMAG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한 선수는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적 연극인 키노드라마와 같은 연출을 계획하고 있다. 영상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는 연출을 통해 개최도시 인천의 개방성과 다양성, 포용성을 아시아에 알릴 것이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인천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노래도 부르고, 시도 낭송하는 개회식을 구상하고 있다.”

―AIMAG 폐회식은 어떻게 연출하나.

“스태프와 협의해 ‘우리의 빛이 모여 아시아를 비추다’를 주제로 정했다. 폐회식에서는 대회의 모든 참가자가 주경기장에 모여 내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만남을 약속한다. 전통예술 공연단과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화합과 교류의 공간으로 만드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개·폐막식도 궁금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중국은 대국의 이미지를 엄청난 예산과 스케일로 화려하게 보여줬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영국은 산업혁명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가장 영국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인천대회의 슬로건인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에 부합하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계획하고 있다. 총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의 끼와 아이디어가 반영될 것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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