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뮐러 넘은 메시, T 뮐러에게 눌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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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3∼4명 집중수비에 막혀 골 침묵
뮐러 2골 뮌헨, 바르사 4-0 대파

‘뮐러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 메시를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

FC 바르셀로나(바르사·스페인)의 리오넬 메시(26)는 지난해 91골을 터뜨려 독일의 게르트 뮐러(68)가 1972년에 세운 1년 최다골 기록(85골)을 경신했다. 전설적인 기록을 뛰어넘은 메시는 ‘전설 파괴자’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는 2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뮌헨·독일)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또 다른 ‘뮐러’에게 무릎을 꿇었다. 주인공은 뮌헨 2군 시절에 게르트 뮐러의 지도를 받은 ‘신형 전차’ 토마스 뮐러(24)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5골)을 차지했던 뮐러는 측면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처진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공격수다. 뮐러는 뮌헨 유소년 팀 출신이다. 그는 독일이 자국 축구 부흥을 위해 대대적으로 개혁한 독일 유소년 시스템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뮐러는 독일 축구개혁의 상징이다.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을 터뜨린 그는 이날 2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어 무득점에 그친 메시에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그는 “큰 경기일수록 나는 더욱 강해진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뮌헨이 완승을 거뒀다. 바르사는 6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뮌헨(37%)을 압도했지만 유효슈팅은 2개에 그쳤다. 최전방 패스가 철저히 차단돼 메시를 비롯한 바르사 공격수들이 고립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허벅지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메시는 이날 상대 수비에 막혀 한 개의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뮌헨이 메시를 막은 방법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2월 스페인 국왕컵에서 바르사를 꺾을 때 쓴 방식과 유사하다. 메시가 공을 잡을 때마다 3, 4명이 순식간에 둘러싸는 압박 수비를 펼친 것이다. 메시를 둘러쌀 때는 공을 뺏으려 하지 않고 메시가 돌파하려는 길목을 미리 차단했다. 메시가 소유한 공을 뺏기 위해 섣불리 달려들었다가는 개인기가 좋은 메시에게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뮌헨은 미드필드와 수비의 간격을 촘촘히 유지한 조직적인 수비로 ‘메시 봉쇄’에 성공했다. 당황한 바르사 미드필더들은 메시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지 못했고, 메시의 돌파는 번번이 뮌헨 수비에 막혔다. 반면 뮌헨은 프랑크 리베리 등 발 빠른 측면 공격수들을 주축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했다. 유프 하인케스 뮌헨 감독은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와 투지가 완벽했다”며 만족해했다. 양 팀의 2차전은 5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메시#뮐러#유럽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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