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차두리 “정대세 퇴장도, 야유도 다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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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4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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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간 뛰면서 모든 게 즐거웠어요! 아주 큰 행복이었습니다."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차두리(33·서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차두리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90분간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두 팀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한 차두리는 곧장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 이후 스코틀랜드 프로축구를 거쳐 올해 초까지 뒤셀도르프(독일)에 소속됐던 등 줄곧 외국에서 뛰어왔다. 그는 지난 달 말 서울로 이적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숙적 수원을 꺾고자 '차두리 카드'를 내세웠다. 서울은 2010년 8월 이후 수원과의 8번의 맞대결에서 1무7패했다. 이날 차두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수원의 외국인 선수 스테보를 막는 것이었다. 차두리 역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스테보에게로 들어가는 공을 차단하고자 애썼다.

차두리의 팀 서울은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고 앞서다 경기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얻어맞고 무승부를 거뒀다.

차두리는 "마지막 골 상황에서 몸을 쭉 뻗었는데 공에 안 닿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차두리가 선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베갈타 센다이(일본)와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직후인 11일이었다.

차두리는 "일본에서 돌아오고서 감독님과의 면담하던 날(11일) 데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라 책임감이 들었다. 내가 경기에 나가서 후배들이 힘을 받는다면 기꺼이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K리그는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큰 경기는 항상 선수들한테 큰 즐거움을 준다"면서 "경기 후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한 단계 발전하는 느낌이 있어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원 팬들이 그가 공을 잡을 때 야유를 보내던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럽에서 받아보지 않은 야유를 한국에서 받아 섭섭하긴 하지만 그것 역시 관중이 축구를 보는 재미"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절친한 친구인 정대세에 대해서도 재미난 말을 했다. 정대세는 이날 전반 40분 골키퍼 유상훈에게 반칙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차두리는 "이해가 안 가는 반칙을 하기에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하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대세와 한국에서 뛸 수 있다는 게 즐거웠다"며 "대세가 퇴장당하는 것도 저한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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