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강한 스파이크가 날아와도 삼성화재 레오(사진)는 당황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공을 받아(디그) 정확하게 세터 유광우에게 전달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솟구쳐 올라 유광우의 세트(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공격과 수비 능력을 겸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화재가 통산 7번째 우승 및 6연패를 향해 순조로운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화재는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1(23-25, 25-20, 25-18, 25-22)로 꺾었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레오의 가족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어머니 마르티네스와 아내 스테파니, 그리고 아들 이안은 가족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아들을, 남편을, 아빠를 응원했다. 이 티셔츠는 전날 생일을 맞은 레오를 위해 구단이 선물한 것이다.
출발은 대한항공이 좋았다. 23-23에서 마틴의 오픈 공격과 한선수의 서브 득점으로 1세트를 따냈다. 기선 제압에는 실패했지만 경험 많은 삼성화재는 당황하지 않았다. 1세트에서 77.3%에 달했던 레오의 공격 점유율을 60.9%로 낮추면서 대한항공의 수비를 분산시켰다. 레오가 많이 때리게 하기보다는 꼭 필요할 때 공격을 하게 했다. 그 결과 레오의 공격 성공률은 58.8%에서 85.7%로 껑충 뛰었다. 1세트에서 10점을 올렸던 레오는 2세트에서 13득점을 기록했고 삼성화재는 2세트를 25-20으로 쉽게 따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3세트마저 무기력하게 내줘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 다시 힘을 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삼성화재는 레오가 블로킹 3득점, 서브 1득점을 포함해 양 팀 최다인 43점을 퍼부었고 박철우가 12점, 지태환이 8점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마틴 22득점, 김학민 16득점, 곽승석이 12득점으로 고루 활약했지만 범실(28개)이 삼성화재보다 10개나 많았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을 일단 이겼다는 것에 만족한다. 단기전은 에이스 싸움, 범실 줄이기 싸움이다. 대한항공은 범실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대행은 “과감하게 싸웠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레오는 높이도 파워도 기복이 없더라.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2차전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기업은행이 GS칼텍스를 3-1(25-22, 25-21, 21-25, 25-19)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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