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서울국제마라톤]“1초 차로 1만달러 더 받아… 러키 서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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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1위 케냐 쳅크워니, 6분대 타임보너스 챙겨
女 1위 춤바는 생애 첫 우승… 남편 음보테도 2006대회 1위

“내가 서울의 제왕” 17일 열린 2013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 남자부 국제 
1위(2시간6분59초) 프랭클린 쳅크워니(29·케냐)가 두 팔을 벌린 채 환호하며 결승선을 향해 들어오고 있다. 쳅크워니의 
우승으로 케냐는 최근 10년 동안 서울국제마라톤 남자부 국제 1위를 7차례나 차지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내가 서울의 제왕” 17일 열린 2013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 남자부 국제 1위(2시간6분59초) 프랭클린 쳅크워니(29·케냐)가 두 팔을 벌린 채 환호하며 결승선을 향해 들어오고 있다. 쳅크워니의 우승으로 케냐는 최근 10년 동안 서울국제마라톤 남자부 국제 1위를 7차례나 차지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여자부 국제 1위를 차지한 플로메나 쳅치르치르 춤바(32·케냐)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을 벌린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여자부 국제 1위를 차지한 플로메나 쳅치르치르 춤바(32·케냐)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을 벌린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골인한 뒤 15분 가까이 물리치료를 받고도 그는 왼쪽 허벅지 통증 때문에 계단을 옆으로 내려가야 했다. 오직 하늘을 볼 때만 아프리카 청년 특유의 순박한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하늘을 보고 왜 웃느냐는 질문에 “누구나 이렇게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하면 하늘을 계속 우러러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날씨는 좀 춥지만 서울의 봄 하늘은 참 아름답다”고 말했다. 17일 열린 2013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 국제 남자부 챔피언 프랭클린 쳅크워니(29·케냐) 이야기다.

쳅크워니는 1등보다 2등이 익숙한 선수다. 자기 최고 기록(2시간6분11초)을 세운 지난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마라톤에서도 2등이었다. 2011년 모국 케냐에서 열린 나이로비 마라톤에서도 2등. 쳅크워니는 “서울에서 처음 뛰어보는데 우승을 차지한 데다 1초 차이로 상금을 더 많이 받는 행운도 따랐다. 서울에 대해 아주 좋은 기억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쳅크워니는 2시간6분59초로 들어와 우승 상금 8만 달러(약 8800만 원) 외에 타임보너스 2만 달러(2224만 원)를 받았다. 2시간7분00초부터 타임 보너스는 절반인 1만 달러다. 케냐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08달러. 1만 달러는 12년 넘게 벌어야 만질 수 있는 돈이다.

국제 여자부에서 우승한 플로메나 쳅치르치르 춤바(32·케냐)는 유난히 긴 다리가 눈에 띄었다. 40km 지점을 지나 자신보다 키가 큰 남자 선수와 나란히 뛰는데도 비슷한 보폭으로 성큼성큼 힘차게 발을 내디뎌 2시간25분43초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춤바의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 국제대회 우승 순간이었다.

춤바와 그의 남편 자산 음부구아 음보테(36·케냐)는 서울국제마라톤을 제패한 첫 부부가 됐다. 음보테는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1분41초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 2008년에도 2시간7분37초라는 좋은 기록으로 준우승했다. 음보테는 이번에도 선수로 출전했지만 컨디션 난조로 중도 포기했다. 8세, 3세 두 아들의 엄마인 춤바는 “아이들이 내게 힘을 주기 때문에 고된 훈련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춤바는 이번 우승으로 새 집 장만의 꿈에 부풀어 있다. 서울국제마라톤 우승 상금 4만 달러와 기록 보너스 7000달러(780만 원)가 춤바의 보금자리 마련에 쓰일 예정이다. 그는 “지금껏 내 집에서 산 적이 없다. 상금을 받으면 우리 가족이 살 예쁜 집을 짓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황규인·박민우 기자 kini@donga.com
#쳅크워니#타임보너스#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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