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WBC 1R 탈락 후폭풍…프로야구 새 시즌에 어떤 영향 미칠까?

  • Array
  • 입력 2013년 3월 7일 07시 00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참패는 올해 프로야구 인기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이번 WBC 
1라운드 B조 최종전 대만전 5회 정근우(오른쪽)가 홈에서 아웃되는 모습. 타이중(대만)|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참패는 올해 프로야구 인기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이번 WBC 1라운드 B조 최종전 대만전 5회 정근우(오른쪽)가 홈에서 아웃되는 모습. 타이중(대만)|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경기력↓…700만 관중시대 찬물

네식구 오면 20만원…팍팍한 현실 불구
국제대회 호성적이 700만 관중 기폭제
제2 중흥 노린 WBC서 무기력한 퇴장
개막 앞둔 야구열기에 찬물 끼얹은 꼴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이 좋아야 할 텐데….”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는 WBC를 앞두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단순히 지난 1·2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은 아니다. 한국프로야구는 지난해 700만 관중을 돌파했고, 그 인기에 힘입어 10구단 체제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기가 최고조에 달한 지금이 한국프로야구의 최대 위기라고 지적한다.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야구발전을 꾀해야지, 안주하면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는 의미다. 구 총재는 “지난해 700만이 올해의 700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관건은 경기력이다. 이번 WBC에서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올 시즌뿐 아니라 향후 5년간 프로야구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그로부터 며칠 만에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WBC, 프로야구 시즌에도 악영향 미칠까?

한국프로야구가 700만 관중시대를 열 수 있었던 데는 국제대회의 호성적이 큰 힘이 됐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얻었다. KBO는 2013년 WBC가 한국프로야구의 인기를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돼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한국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3경기를 치르면서 최악의 경기력을 드러냈다. 네덜란드전에선 실책으로 자멸했고, 대만전에서도 8회 역전하긴 했지만 7회까지는 좀처럼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국가대항전에서 항상 명승부를 연출했던 한국야구의 무기력한 모습에 팬들은 실망했다. 당장 9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 30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다.

○야구흥행 위해선 야구인 노력 필수

구 총재는 지난해 야구장에 갔다가 한 가장의 푸념을 들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구 총재는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는 그 분이 ‘네 식구가 야구장에 오면 입장권에 저녁식사에, 주전부리까지 최소 20만원은 써야 한다. 주말 4번만 와도 80만원이 훌쩍 넘어 야구장에 자주 오고 싶어도 엄두를 못 낸다’고 한탄하더라. 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오랜 경제 불황으로 지갑을 열기 어려운 이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선 결국 현장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이번 WBC 1라운드 탈락으로 그 노력은 더욱 치열해져야 한다. 한국프로야구의 수장 구 총재는 “9구단 체제가 되면 관중이 더 늘어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현장과 프런트, KBO가 합심해서 함께 걸어 나가지 않으면 위기는 온다”고 우려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