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태극마크 이범영 “형들과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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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7일 07시 00분


이범영. 동아DB
이범영. 동아DB
런던올림픽서 주전 GK 정성룡 백업
브라질월드컵서도 팀 위해 백의종군


4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26일 열릴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전에 나설 최종 명단(23명)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같은 시간 부산 아이파크의 주전 골키퍼 이범영(23·사진)은 부산 자택에서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3일 강원FC와 홈 개막전을 마치고 주어진 꿀맛 같은 하루의 휴식. 여유롭게 TV를 보고 있는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지인의 축하 메시지였다.

이범영은 믿기지 않았다. 그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라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그때서야 대표팀에 뽑힌 걸 실감할 수 있었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전북현대의 유망주 골키퍼인 친동생 이범수와 부모님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제가 잘하는 특정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님께서 브라질월드컵 예선 통과를 위해선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의 희생을 말씀하셨다. 동감한다. 팀을 위하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범영은 누구보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 2012런던올림픽을 통해 헌신과 희생정신을 배웠다. 올림픽 최종 명단(18명) 발표 직전까지 합류 여부를 알지 못했다. 마음을 비웠더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배 정성룡(수원)이 든든하게 골문을 지켰다. 자연스레 벤치로 밀렸다. 그러나 단 한번 주어진 기회를 살렸다. 영국단일팀과 8강전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선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의 슛을 막아내며 4강으로 이끌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그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선배들과 한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는 “최고 선수들의 슈팅을 막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나 값지고 황홀하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에 서고 싶은 희망도 감추지 않았다. “욕심이 없으면 선수가 아니다. 기회가 주어진 만큼 책임을 다할 것이다. 형들과 함께 브라질월드컵 무대에 서고 싶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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