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네덜란드에 0-5 완패… 남은 경기 다 이겨도 2R 진출 불투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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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의 참사’로 기억될 만한 경기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첫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최악의 경기를 보여 드려 국민께 죄송하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의 쾌거를 올린 한국 대표팀의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었다. 그런데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네덜란드에 힘 한번 써 보지 못하고 패하면서 1라운드 탈락의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은 안드뤼 존스(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안드렐톤 시몬스(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 로저 베르나디나(〃 워싱턴) 등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을 앞세운 네덜란드에 모든 면에서 압도당했다. 역대 최강이라던 타선은 4안타로 침묵했고 철벽 불펜으로 기대를 모았던 투수진도 네덜란드의 화력을 견뎌 내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중요한 첫 경기를 내주면서 한국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첫날 호주를 4-1로 이긴 대만이 3일 네덜란드마저 8-3으로 완파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최약체 호주가 전패를 한다는 가정하에 한국이 호주(4일), 대만(5일)을 연달아 꺾으면 한국 대만 네덜란드가 모두 2승 1패가 된다. 이 경우엔 세 팀 간 경기에서 득점-실점 차를 따진다. 한국이 네덜란드에 5점 차로 졌고, 네덜란드도 대만에 5점 차로 졌기 때문에 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하려면 대만을 6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5일 경기에서 호주가 네덜란드를 꺾어 주는 건 한국에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한국은 호주, 대만을 꺾으면 조 1위로 2라운드 진출이 확정된다. 호주만 이기면 대만에 지더라도 한국, 호주, 네덜란드가 모두 1승 2패가 되면서 또다시 득점-실점을 따지게 된다. 1승 2패를 하고도 2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제1회 대회 때 일본은 2라운드에서 1승 2패를 하고도 득실 차에서 앞서 준결승에 진출한 선례가 있다.

어쨌든 한국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기적을 바라는 것이다. 한국은 4일 오후 7시 반부터 시작되는 호주와의 두 번째 경기에 송승준(롯데)을 선발로 내세운다.

타이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WBC#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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