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시상대 올랐던 동료들 기분 느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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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 동메달 찾아 돌아와 “그라운드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
박용성 회장, 14일 메달 갖고 귀국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되찾게 된 박종우가 13일 환한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IOC 징계위원회에 참석해 박종우의 변호를 맡았던 제프리 존스 국제 변호사(뒤)도 함께 귀국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되찾게 된 박종우가 13일 환한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IOC 징계위원회에 참석해 박종우의 변호를 맡았던 제프리 존스 국제 변호사(뒤)도 함께 귀국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마치 ‘영웅’이 등장한 듯했다. 1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취재진이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축구대표팀이 입국할 때에 버금가는 분위기였다. ‘독도 세리머니’ 박종우(24·부산 아이파크)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컸다. 당시 ‘헛발질’ 대한축구협회의 이상한 조치로 빛나는 해단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뒷문으로 사라지며 느꼈던 참담함을 이번에 떨쳐 버린 셈이다.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엄중 경고 끝에 동메달을 받게 된 박종우가 ‘금의환향’했다.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3, 4위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관중석에서 던져준 ‘독도는 우리 땅’이란 종이를 들고 뛴 게 눈에 띄어 일본 측이 IOC에 이의를 제기하며 보류됐던 동메달을 6개월 만에 되찾게 된 것이다. 박종우의 동메달은 14일 오후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갖고 들어온다.

박종우는 “IOC 징계위원회에서 진심으로 성실히 임한 덕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메달을 되찾은 느낌이 당시 런던 올림픽에 함께 출전한 동료들이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받을 때와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발전했다. 평생 잊지 못할 기간이었다. 올림픽 이후 경기력이 미흡했지만 올해에는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 주위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별도의 시상식이나 행사 없이 메달을 전달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올림픽에 다녀온 뒤 모든 자리에 참석한 만큼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 하지만 당시 시상식에 올라가지 못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속마음을 얘기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이 12일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경기 직후 일본 선수에게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게 이를 증명한다”고 했던 것에 대해서 그는 “경기를 마치고 일본의 오쓰 유키가 많이 슬퍼했다. 나와 오쓰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많이 힘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위로했다”고 답했다.

박종우는 올림픽 현장에서 메달을 받지 못했고 축구협회의 미숙한 행정으로 ‘마음고생’은 했지만 팬들에게는 진정한 영웅이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일본에 대한 국민의 악감정이 고조됐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을 꺾고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는 원망의 대상이 아닌 존경의 대상이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박종우를 보러 오는 소녀 팬들이 많아 소속팀 부산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종우#축구#동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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