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방식 곁들여 ‘성공 터치다운’

동아일보 입력 2013-02-07 03:00수정 2013-02-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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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1초 광고료만 44억원… NFL 인기 유지 비결은
4일(한국 시간) 제47회 슈퍼볼이 끝나자 이 경기를 중계한 미국 CBS방송은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 자료를 인용해 “슈퍼볼 역대 최고인 시청률 48.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도 이튿날(5일) “이번 슈퍼볼이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1억6400만 명)이 본 프로그램이 됐다”고 발표했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10개 프로그램 중 NFL 관련 프로그램이 아닌 건 런던 올림픽 개막식, 그래미상 시상식뿐이었다.

시청률이 높으면 광고 단가도 올라간다. 올 슈퍼볼 때 광고 단가는 초당 400만 달러(약 43억8000만 원)까지 올랐다. 미국 5개 방송사는 이 광고 매출을 서로 차지하려고 NFL 사무국에 올해 40억 달러(약 4조3500억 원)를 지불했다. 내년부터 NFL 중계권료는 5조 원이 넘는다.

NFL 사무국은 일부러 1, 2개 방송국에 중계권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중계권료 시장을 키워 왔다. CBS는 1993년 중계권료로 7250만 달러(연간)를 제시했다가 중계권을 빼앗겼다. CBS가 1998년 중계권을 다시 찾아올 때 쓴 돈은 이의 7배에 가까운 5억 달러(연간)였다. NFL 사무국은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중계권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렇게 받은 중계권료 처리 방식은 철저히 사회주의적이다. 일단 모든 중계권료는 NFL 사무국으로 들어온다. 그 다음 32개 소속팀이 32분의 1로 나눠 갖는다. 이렇게 NFL 팀들이 중계권료를 나눠 갖게 된 건 1962년. 당시 커미셔너였던 피트 로젤(사진)은 구단주들의 반대에도 리그 발전을 위해 양보해 달라며 예산 공유 제도를 시작했다. 당시 한 팀에 돌아가는 돈은 33만 달러였다. 그러나 계속 중계권료가 올라가면서 올해 이 돈은 9600만 달러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NFL 팀들은 각 구단에서 저지(유니폼)나 포스터 같은 기념품을 팔아 번 돈도 고르게 나눈다. 경기 티켓 판매 수익은 홈팀 60%, 원정팀 40% 비율로 분배한다. 구단에서 따로 챙길 수 있는 돈은 고급 좌석(럭셔리 박스) 티켓 판매 수익, 먹거리 판매 금액 정도다.

게다가 NFL은 샐러리캡(팀별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에도 에누리가 없다. 그 어떤 팀도 리그에서 정한 연봉 총액을 넘어 선수를 영입할 수 없는 것. 자연히 우리나라 몇몇 프로구단처럼 지나치게 선수를 수집하는 일이 없어 선수층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길 일도 없다. 예산이 남는 NFL 구단은 구장 개·보수나 신상품 개발에 여유 자금을 투자한다.

그 결과 인구 10만 명밖에 안 되는 소도시 그린베이 연고 NFL 팀도 인구 800만 명이 넘는 뉴욕팀과 동등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여태 그 어떤 팀도 슈퍼볼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건 전력평준화가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전력평준화는 치열한 승부를 불렀고, 치열한 승부는 관중을 모았다. NFL 사무국은 경기장 입장권이 단 한 장이라도 안 팔리고 남아 있다면 TV 중계를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5년간 NFL 팬들이 TV 중계가 없을까 봐 걱정할 일은 없다. 이미 5시즌 전 경기 입장권이 매진됐기 때문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NFL#시청률#중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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