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최태웅 “복수는 우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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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4일 07시 00분


문성민(왼쪽)-최태웅. 스포츠동아DB
문성민(왼쪽)-최태웅.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8연승 저지 등 라이벌 구도 재정립 나서
“2년간 당해 온 수모 갚아줄 것”…최강 조합 발동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줄기차게 부딪혀 온 남자 프로배구 최고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하며 라이벌 자리를 대한항공에 내줬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2012∼2013시즌 2라운드에서 삼성화재의 연승 행진(7연승)을 저지하며 진정한 라이벌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승리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최고의 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캐피탈의 중심에는 레프트 문성민과 세터 최태웅이 있다. 두 선수는 나란히 2010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문성민은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다 2010년 6월 원 소속팀인 KEPCO로 복귀한 뒤 곧바로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틀었고, 최태웅은 현대캐피탈이 주포 박철우를 삼성화재로 보내고 보상 선수로 영입할 만큼 가치를 인정한 선수다.

○3년 만에 드러나는 진가

문성민과 최태웅으로 전력을 보강한 현대캐피탈은 매 시즌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2010∼2011 시즌에는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을 2007∼2008 시즌부터 3년 연속 우승문턱에서 주저앉게 한 삼성화재의 중심이었던 최태웅은 ‘과거는 잊었다’며 친정팀을 겨냥해 야심 찬 출사표를 던졌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확연히 다르다. 토종 최고의 거포로 손꼽히는 문성민과 최태웅 조합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삼성화재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했다.

문성민은 올 해만큼은 다를 것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3일 현재 쟁쟁한 외국인 공격수들을 제치고 공격종합 4위(공격성공률 51%)에 올라있다. 삼성화재 박철우(97점)보다 1경기를 덜 치렀지만 20점 이상 앞서며 국내 선수 가운데서는 독보적인 득점력(117점)을 자랑하고 있다. 문성민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라는 강팀을 상대로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그만큼 이제는 선수들 사이에 심리적인 여유와 서로간의 믿음이 존재한다. 지난 2년 동안 당해 온 복수를 해주고 싶다”며 승부사 기질을 감추지 않았다. 최태웅도 “이제는 때가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년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문)성민이가 제 컨디션을 100% 찾았고,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내가 2%만 더 잘 해주면 된다. 지난 2년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구단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그동안 문성민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팀 전체의 분위기를 다운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문성민과 최태웅 조합이 위력을 찾으며 팀의 조직력과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제는 모든 선수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뭉쳐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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