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탄천 방문…만감교차한 김학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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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7시 00분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성남서 수 많은 우승컵 들어올린 구장
적으로 돌아온 김학범“기분 좀 그렇군”


“기분? 좀 그렇네….”

28일 성남일화-강원FC의 K리그 43라운드가 벌어진 탄천종합운동장. 강원 김학범 감독이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4년만의 방문이었다. 김 감독은 4년 전, 이곳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성남 감독에서 물러났다. 기자회견 날짜가 2008년 11월27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딱 4년 전이었다.

그는 당시 계약이 1년 남아 있었지만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이 2년 연속 정상 문턱에서 좌절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이후 유럽과 남미 등을 돌며 축구 공부를 했고, 2010년부터 1년 6개월여 중국 프로리그 허난 전예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리고 올 7월 최하위에 처져 있는 강원 감독을 맡아 K리그에 복귀했다.

김 감독은 “정말 4년만이네. 그 동안 경기를 보러 온 적도 없고 사람을 만날 때도 이쪽은 피했지. 괜히 왔다가 구설에 오를 수도 있고 후임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도 싫었어”라고 말했다. 달라진 것은 없느냐고 묻자 “원정과 홈 라커룸 위치가 바뀐 것밖에 더 있겠어”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의 방문 소감에 대해서는 “뭐랄까. 그냥 기분이 그렇네”라고 표현했다. 그게 어떤 기분이냐고 재차 묻자 “말 그대로 그런 거지. 표현하기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 감독은 성남에서 코치, 감독으로 11년 동안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팀이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환희의 순간이 훨씬 더 많았다. 이곳에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지금은 강등위기에 몰린 팀을 이끌고 벼랑 끝 상황에서 다시 찾았다. 그 기분은 김 감독 말 그대로 ‘좀 그렇다’는 표현 속에 다 들어있지 않을까.

성남|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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